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워킹스루(walking thru·도보 이동형) 방식의 저자 사인회로 행사를 치르겠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이 또한 안전한 방식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9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현역 구청장 23명 가운데 11명이 출판기념회를 이미 진행했거나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주말인 12~13일엔 구청장 6명의 행사가 예정돼 있다. 지방에서도 출마를 준비하는 인사들의 출판기념회가 이어지고 있다. 출판기념회는 정치인이 자기 홍보와 책 판매 수익을 위해 흔히 택하는 대외 행사다. 지방선거를 90일 앞둔 다음 달 3일부터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출판기념회를 열 수 없기 때문에 이달 말까지 행사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은 실내에서 기념식을 치르는 기존 방식 대신 워킹스루 방식의 사인회를 주로 택하고 있다. 책을 구입한 참석자들이 줄을 서서 정치인에게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는 방식이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면 집단감염 위험이 높아질 거란 우려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워킹스루 방식을 택하면 저자(정치인)와 참가자 간 전염 가능성은 낮아질지 몰라도 대기하는 과정에서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실내에서 줄을 서게 되면 밀집도가 높아져 집회에 가까운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며 "감염 예방에 있어서 좋은 방법이라고 하기 어렵다.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행사 관계자들은 이런 지적에도 행사 취소에 미온적이다.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행사 시간을 4~5시간으로 잡고 있으며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킬 것"이라며 "사람들이 틈날 때 왔다 가는 거라 참석자가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