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우승 후보 0순위 클로이 김, 1위로 가볍게 예선 통과

입력
2022.02.0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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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천재 소녀’ 클로이 김(22·미국)이 순항을 이어갔다.

클로이 김은 9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우파크 H&S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예선을 1위로 통과했다.

1차 시기에서 87.75점으로 출전 선수 22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클로이 김은 2차 시기에서 넘어지며 8.75점에 그쳤다. 1, 2차 시기 중 더 높은 점수로 가린 상위 12명이 결선에 오르는데, 클로이 김은 1위로 진출했다.

대회 2연패를 향한 본격적인 시동도 걸렸다. 클로이 김은 지난달 발표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표지에 등장했다. 타임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주목할 선수 12명을 선정하면서 클로이 김을 포함했다.

클로이 김은 2018 평창올림픽을 빛낸 최고 스타 중 한 명이다. 부모가 모두 한국인인 재미교포 클로이 김은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치러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일찌감치 '스노보드 천재'로 불린 남다른 실력은 더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평창 대회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8.25점을 획득, 압도적인 점수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클로이 김은 17세 9개월의 나이로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최연소 금메달 기록까지 남겼다.

잊지 못할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지만 탄탄대로가 열리지는 않았다. 클로이 김은 평창 대회를 마치고 심각한 슬럼프를 겪었다. “금메달을 딴 뒤 백인들로부터 ‘금메달을 빼앗았다’는 비난을 받고 너무 지쳤다”며 스노보드를 등지고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심지어 극심한 심적 부담감 때문에 평창에서 따낸 금메달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아예 스노보드를 그만두고 2019년 명문대인 프린스턴대에 입학했다.

휘청이던 '천재 소녀'는 다시 보드 위에 올랐다. "인생에서 배움의 시간이 됐다"며 지난 일을 흘려보낸 클로이 김은 “쓰레기통에 버렸던 금메달도 곧바로 꺼내 잘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더 성숙해진 클로이 김은 이제 두 번째 올림픽 무대를 누빈다. 이날 예선에서 보여줬듯 그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김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