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이탈한 북한 장교,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영사관에 억류

입력
2022.02.09 09:03
적군와해공작국 소속 IT 전문가 최금철 소좌
지난해 7월 이탈, 유엔난민기구에 망명 준비
"적공국 활동 정보 많아 북한 당국 체포에 공들여"

러시아에 파견됐다가 이탈해 망명을 준비 중이던 30대 북한 장교가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영사관에 의해 넉 달째 감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는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적군와해공작국(적공국) 산하 563부대 126부 소속 최금철(33) 소좌가 넉 달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영사관에 의해 모처에 구금돼 있다고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최 소좌는 2019년부터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적공국 지국에 파견돼 외화벌이와 정보활동을 하던 중 지난해 7월 탈출했으며, 모스크바의 유엔난민기구(UNHCR)에 망명 신청을 준비 중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20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인 라즈돌노예에서 러시아 경찰에 체포된 뒤 실종됐다.

최 소좌는 평양 수재학교인 금성학원과 김책공대 박사원(대학원) 출신의 정보기술(IT) 암호화 전문가로 알려졌다. VOA는 최 소좌가 북한에서 IT 인력을 가르칠 정도의 전문성을 지니고 있으며, 정찰총국과 함께 북한의 대외 사이버전(戰)의 한 축인 적공국의 해외 활동에 깊이 관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지 소식통은 "최 소좌가 북한 적공국의 해킹 활동 관련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 북한 당국이 그의 체포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블라디보스토크의 북한 영사관이 관리하는 시설에는 최 소좌를 포함해 유학생 등 최소 3명의 북한인이 구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해외 주재 자국민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어 이들의 강제 북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VOA는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중국과 달리 탈북민이 난민 신청을 할 경우 범죄 혐의가 없는 한 북송하지 않고 국내법과 국제 인도적 절차를 준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극동지역의 러시아 경찰과 당국은 뇌물을 받고 탈북민을 체포해 북한 당국에 넘기는 사례가 빈번하다.

VOA는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에 따라 2019년 말까지 북한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여전히 1만 명 이상이 학생과 관광 비자 등 편법을 통해 남아 있다"고 밝혔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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