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려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고발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영순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사건이 불송치됐다.
8일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8일 남 의원과 김 전 대표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사준모는 지난해 1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수사를 요청했고, 지난해 2월에는 남 의원과 김 전 대표를 경찰에 고발했다. 남 의원은 앞서 임순영 당시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화해 박 전 시장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일이 있는지 물었던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김 전 대표는 남 의원에게 박 전 시장 피소 사실을 전달해 성추행 의혹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불송치 이유에 대해 "이러한 말을 한 사실만으로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특정됐다거나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 사실이 적시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남 의원이 피해자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인식했다고 볼 수 없어 명예훼손 고의 또한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에 대해서는 "김 전 대표는 남 의원과 통화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서울시에 안 좋은 소문이 도는 것 같은데 아는 게 있냐'고 말했을 뿐이라고 한다"며 "남 의원 등의 진술도 이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사준모 측은 이의 신청을 하고 검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이 사건을 혐의 없음으로 처분할 경우 고발인 등이 이의 신청을 하거나 검찰의 송치 요구가 있으면 검찰이 다시 수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