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임명... 호남·친문 표심 결집할까

입력
2022.02.0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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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와 연대 가능성도 열어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이낙연 전 대표를 선거대책위원회 최고 직책인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지지율 박스권을 벗어나기는커녕 텃밭인 호남에서마저 민심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전통적 여권 지지층을 단속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우상호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표는 이 후보와 당 선대위의 간곡한 요청을 받고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며 “이 전 대표는 국가비전통합위원장으로 선거를 도왔으나 이제 선거 전면에 나서서 당 선대위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선대위 최고 직책은 송영길 대표가 맡고 있는 상임선대위원장이었는데, 차상위 직책을 신설해 이 전 대표를 임명한 것이다. 대선을 29일 앞두고 사령탑을 바꾼 건 지지층 결집을 위한 일종의 승부수다. 이 후보 측은 호남과 친(親)문재인계 등 여권 지지층의 지원 사격이 미흡하다고 진단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4, 5일 여론조사를 보면 이 후보의 호남지역 지지율은 54.7%에 그쳤다.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당시 호남에서 90%가 넘는 몰표를 받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호남 표가 갈렸던 2017년 대선에서도 60% 넘게 득표했던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호남의 맹주이자 대선후보 경선에서 친문 일각의 지지를 받았던 이 전 대표를 구원투수로 낙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9일부터 총괄선대위원장 자격으로 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위기극복 총사령관"... 막판 전략은 '유능' 부각

이 후보는 국정운영 능력을 부각하는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관련 “위기 극복의 총사령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당내 코로나19 긴급 점검 회의에선 “유연하고 스마트한 방역으로 전환할 때”라며 정부의 방역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이어 “큰 피해가 발생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3차 백신 접종자에 대해선 24시까지(현재는 오후 9시) 방역 제한을 꼭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 추가 지원책도 밝혔다. 그는 서울 강서구의 한 전통시장 앞에서 한 즉석 연설을 통해 “지난 2년 동안 발생한 손실을 대통령이 되면 긴급재정명령을 동원, 50조 원을 확보해 다 보전해 드리겠다”고 했다. 구체적 위기극복 방안을 제시해 ‘준비된 후보’임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선대위가 이날 대선 공보 포스터에 쓸 새 슬로건을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 대통령’으로 정한 것도 막판 전략 키워드를 ‘능력’에 집중해 ‘정치 초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李, 안철수 향해 "정책 연합 가능"

한편 이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야권 내 단일화가 논의되고 있어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는 매우 섣부르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정책 연합도 가능하고, 후보들이 끝까지 완주하면서 서로 협력하는 방안도 있고 단일화하는 방안도 있다”며 안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사회여론연구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성택 기자
강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