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수술해 보니까..." 연예인 성형 고백, 왜 다양해졌을까

입력
2022.02.09 10:33

"내가 가슴 수술해 보니까…" 가수 제시의 성형 고백이다. 과거 연예인들에게 성형 수술 인정은 금기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금은 무조건적 부인보다는 당당하게 인정하는 것이 더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낸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다.

최근 연예인들의 성형 고백을 향한 대중의 태도가 달라졌다. 달라진 대중의 가치관에 따라 스타들의 행보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배우부터 가수까지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밝히는 만큼 더욱 거침없는 발언들이 한 데 모였다.

제시는 최근 자신이 진행을 맡고 있는 SBS 모비딕 유튜브 채널 '제시의 쇼!터뷰'에서 가슴 수술 후기를 솔직하게 밝히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는 "내가 가슴 수술하고 나서 보니 이제는 자연이 더 예쁜 것 같다"라면서도 "그렇다고 빼지는 않는다. 갑자기 빼면 이상하다"라 고백했다. 이후 제시의 솔직함에 대한 칭찬이 주를 이뤘다.

TV조선 '미스트롯2'으로 큰 사랑을 받은 은가은은 한 방송에 출연해 "눈 빼고 다 제 게 아니다. 코랑 턱도 다 돌려 깎았다"면서 성형에 대해 직접 밝혔다. 직접 성형 과정을 드러낸 이도 있다. 방송인 함소원은 최근 쌍꺼풀 수술을 받은 후 달라지는 근황을 SNS로 게시하며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배우 고은아도 유튜브를 통해 모발 이식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성형 고백은 비단 배우와 가수들에게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코미디언 이세영도 쌍꺼풀 수술 과정을 영상에 담아냈다. 이세영은 "쌍꺼풀 수술, 눈매교정술, 윗트임, 뒤트임, 밑트임까지 눈에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수술이 잘 된 것 같아서 기분 좋다"고 만족스러운 기분을 전했다.

연예인들의 신비주의? 이제는 친근함이 트렌드

이처럼 적지 않은 연예인들이 자신의 성형수술을 고백하고 있다. 수술 과정부터 달라진 모습까지 고스란히 공개하는 모습이 예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판도다. 그렇다면 이를 대하는 대중의 반응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과거 연예인들이 성형 수술을 숨기기 급급했던 당시엔 신비주의 콘셉트가 만연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스타의 친숙함이 새로운 예능 키워드로 떠올랐다. 관찰 예능 등으로 자신의 일상을 스스럼없이 밝히는 이들이 늘면서 인간미는 꽤 매력적인 장점이 됐다.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들 역시 우리와 똑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했다. '타고난 아름다움'보단 '가꿔진 아름다움'이 더 가깝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콤플렉스를 직접 언급하면서 스스로 극복해가는 스타들을 보며 누군가는 위로를 받을 수도 있다. 이에 성형 사실을 당당하게 고백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성형 고백의 빛과 그림자

다만 우려도 존재한다. 자칫 성형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연예인들의 일상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이 시점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성형의 순기능만 부각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성형의 저연령화 현상이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예능에서 성형을 지나치게 희화화되고 가벼이 다뤄지는 것도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턱을 깎거나 보형물을 넣는 큰 수술을 예능 소재로 삼으면서 가볍게 치부하는 것은 결국 어린 학생들에게 왜곡된 가치관을 부여한다.

연예인들의 성형 고백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 오히려 대중의 응원까지 견인하게 만드는 그들의 용기다. 사실을 숨기고 무조건적으로 부정하기보다 적절한 선을 지키며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스타들의 사례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