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동부 분리주의자 "전면전 언제든 발발할 수 있다"

입력
2022.02.08 13:54
데니스 푸실린 수반, 로이터 인터뷰 
"전면전은 미친 짓”이나 "전쟁 일어날 가능성 높다"
"서방 국가들이 상황 악화시키고 있다" 비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 분리주의단체 수반이 "우크라이나와의 전면전은 언제든 발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러시아로부터 군사 원조를 받아 서방에 대항하겠다는 의도도 내비쳤다.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도네츠크와 주변 지역을 장악하고 독립을 선포한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데니스 푸실린 수반은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은 미친 짓이지만 이 지역에서 많은 사상자가 예상되는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네츠크는 루한시크와 함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돈바스를 구성하고 있으며 친러 성향의 반군들이 장악,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지역이다. 푸실린과의 인터뷰는 도네츠크에 위치한 요새화된 그의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푸실린은 현재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면서도 전쟁이 발발하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는 우리들끼리 의존하고 있다”며 “그러나 서방 국가들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가 선을 넘을 경우 러시아의 군비 지원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털어놨다.

푸실린이 러시아의 지원을 바라는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비교할 때 군비에서 열세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는 “분리주의자들은 전자전에 취약하고 방공호가 부족하다”며 “우크라이나군이 보유한 터키제 무인기(드론)에 대항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난달 러시아 의회에서 도네츠크와 루한시크 분리주의자들에게 무기를 공급해야 한다고 합의한 대목에 주목했다. 아직까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자국 영토에 병력과 군비를 배치하고 있지만 언제든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다.

푸실린과 러시아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돈바스 지역에 이미 2,000명가량의 러시아군이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푸실린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 국가들이 전쟁 위기를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 쪽에서 군사행동을 통해 지속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전쟁 준비에 들어갔다는 명확한 신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쟁이 인류를 멸망시키는 마지막 전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하고 싶다”면서도 “미국을 포함한 서방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