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에 부착하는 휴대폰 무선충전 거치대 충전 속도가 주변 온도에 따라 3배 가까이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10개 제품 모두 무선충전 국제규격인 ‘치(Qi)’ 규격을 충족하지 못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차량용 무선충전 거치대 10개 제품을 대상으로 시험 평가한 결과 주변 온도가 20도에서 30도로 높아지면 충전 시간이 최대 2.8배 늘어나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8일 밝혔다.
소비자원은 갤럭시 S21 스마트폰을 완전히 방전시킨 뒤 충전 완료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상온인 20도에서는 2시간 15분~2시간 29분가량 걸렸는데, 30도에서는 충전 시간이 4시간 30분~6시간 13분으로 길어졌다.
차량용 충전 거치대는 통상 에어컨이나 히터가 나오는 송풍구에 설치하는데, 겨울철 히터를 틀어 주변 온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충전 시간도 길어진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 제품 중 ‘나비’ 제품은 20도에서는 2시간 15분 걸려 충전 속도가 가장 빨랐는데, 온도를 30도로 높였을 때는 6시간 13분으로 가장 느렸다.
조사에 쓰인 모든 제품이 무선충전 국제규격인 ‘치’ 규격을 충족하지 못했다. 스마트폰과 거치대 사이에 전도성 이물이 삽입됐을 때의 감지 성능 등을 시험한 결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차량이 불량한 노면을 지날 때나 급정거, 급출발 할 때처럼 휴대폰 거치가 불안정해질 수 있는 상황을 점검했을 때는 8개 제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호’ 평가를 받은 아이리버, 케이엠모터스 제품도 충격에서는 이상이 없었다.
조사 대상 제품 중 아이나비, 아이리버 등 6개 제품은 이처럼 고온에서 충전 속도가 느려지거나 전도성 이물질 감지 성능이 떨어진다는 표시가 돼 있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해당 회사에 설명서에 주의사항을 표시할 것을 권고했고, 거치대 제조사도 권고안을 수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