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궐련 담배 흡연자들이 국제표준보다 더 많이, 더 자주, 더 빨리 담배 연기를 흡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조사 때보다 연기 흡입량이나 속도, 횟수 모두 늘었다.
질병관리청은 8일 '2020년 한국인 궐련 담배 흡입 습성 및 행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20년 2~8월 만 20세 이상 궐련 담배 흡연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흡연 습성 측정기기 및 설문조사를 통해 흡연 습성을 24시간 관찰한 결과다.
한국 흡연자의 한 개비당 담배 연기 흡입량은 국제표준(455mL)의 3배 이상 많은 1,441mL로 조사됐다. 국제표준은 담뱃갑에 표기되는 타르, 니코틴 함량을 측정하는 담배 시험 조건이다. 한 개비당 흡입 횟수는 1.6배 이상, 1회 흡입량은 2.1배 이상 많이, 흡입 속도는 2.8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표준의 흡입 횟수는 13회인 반면 한국인은 20.4회였고, 한국인의 1회 흡입량은 73mL로, 국제표준(35mL)보다 훨씬 높았다.
4년 전보다 흡입량, 횟수, 속도 모두 증가했다. 2016년 조사에선 한 개비당 총 담배 연기 흡입량은 970mL였지만, 2020년 조사에선 1,441mL로 48%나 증가했다. 흡입 횟수도 16회에서 20회로 28% 증가했다. 1회 평균 흡입량은 61mL에서 73mL로 20% 올랐다. 1회 평균 흡입 속도도 4년 전보다 19% 상승했다. 다만 1회 흡입 시간은 1.6초로 4년 전과 같았다. 흡입 간격은 9.1초로, 4년 전 8.8초보다 늘었다. 그러나 국제표준(60초)보다 6배 이상 높았다.
흡연자들은 실제 인식하는 것보다 더 많은 담배 연기를 흡입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들의 한 개비당 평균 흡연 시간은 1분 33초, 흡연 횟수는 15.6회로 나타났지만, 실제 실험에선 흡연 시간은 3분 7초, 흡연 횟수는 20.4회로 조사됐다.
흡입량과 횟수가 높다는 건 그만큼 니코틴 의존도가 높은 걸 뜻한다. 대상자들의 흡연 습성을 분석한 결과 니코틴 의존도와 실제 흡연 횟수가 상관관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흡연자 스스로 건강을 망가뜨리는 습관이다. 개비당 흡연량이 많을수록 폐로 들어가는 발암물질과 유해물질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 담배연기를 많이 흡입하면 흡입한 연기가 외부로 다시 배출돼 간접흡연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