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에 스키점프까지 '실격' 논란...격 잃은 올림픽에 외신 "혼돈의 레이스"

입력
2022.02.08 15:06
쇼트트랙 한국 이준서‧황대헌, 헝가리 샤오린 실격에 
 외신 “논쟁의 여지 있는 경기” “상호 책임 아니냐” 
 스키점프 혼성 경기서도 '유니폼 실격' 반발 이어져

"혼돈의 레이스 끝에 중국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쇼트트랙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한국, 헝가리 등 선수가 실격한 상황을 두고 주요 외신마저 입을 모아 '혼란스러운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스키점프 경기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실격이 쏟아져 해외 스포츠 선수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이준서(한국체대), 황대헌(강원도청) 선수가 연이어 실격을 당했다. 이날 경기에선 준준결승부터 레이스 도중 미끄러져 탈락하는 선수가 속출했다. 결승까지 이어진 혼돈의 실격 레이스 끝에 중국의 런쯔웨이 선수가 금메달을 안았다.

이에 AP통신은 이번 쇼트트랙을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경기"로 표현했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기록 보유자인 황대헌이 실격했다"고 언급하며 "공식적인 실격 이유는 '늦은 경로 변경'이지만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곽윤기 선수가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 이후 6일 심판의 공정성에 대해 제기한 의문을 덧붙여 설명했다.

이날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헝가리의 '윙크남' 리우 샤오린 산도르 선수가 결승선을 맨 처음 통과했지만, 실격 처리돼 이어 들어온 런쯔웨이가 1위를 차지한 데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헝가리 매체 hir TV는 "샤오린이 런쯔웨이와 금메달을 놓고 싸우다 약간의 충돌이 있었지만 이건 '상호 책임'으로 보였다"고 보도했다. 헝가리 선수에게만 페널티를 부여한 건 과도한 처사라고 짚은 것이다.

이에 로이터통신도 "런쯔웨이가 샤오린을 잡는 것처럼 보였으나, 심판은 샤오린이 먼저 런쯔웨이에 닿았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했다"며 "샤오린만 실격당하고 금메달을 딴 런쯔웨이는 공식 판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미국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라이언 베드포드(35)는 트위터에 "ISU와 중국의 담합이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니냐"며 "특히 쇼트트랙 판정은 끔찍하다"고 분노했다.

취재진은 쇼트트랙 경기가 끝나고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선수들은 논쟁을 피했다. 이날 결승에서 샤오린의 실격 이후 동메달을 안은 헝가리 선수 리우 샤오앙은 취재진에게 "우리는 심판이 아니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샤오린은 8일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내가 올림픽 챔피언이 될 뻔한 날"이라며 글을 올려 "런쯔웨이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열린 스키점프 혼성 단체전에서도 '유니폼'을 이유로 실격 처리가 이어져 선수들의 분노를 샀다. 이날 경기에서는 독일, 일본,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등 4개 팀 여자 선수 5명이 헐렁한 스키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이번 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인 혼성 단체전이 실격 혼돈에 싸인 가운데 금메달은 슬로베니아에 돌아갔다. 독일 선수 카타리나 알트하우스는 눈물을 흘리며 "11년 동안 스키점프를 하면서 여러 번 검사를 받았고 단 한 번도 실격을 당한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표출했다.

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