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올림픽에서 겪은 오심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년 전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나온 ‘오노 할리우드 액션’ 논란이다.
당시 김동성은 남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골인하고도 안톤 오노(미국)의 할리우드 액션으로 인해 실격 처리되면서 2위 오노에게 금메달이 돌아갔다. 이해하기 힘든 ‘진로 방해’ 판정과 함께 김동성이 손에 들고 있던 태극기를 바닥에 떨구는 모습은 국민적인 공분을 일으켰다. 패러디 열풍으로 번져 2002 월드컵 미국전에선 안정환이 골을 넣은 뒤 이천수와 함께 ‘오노 세리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2014 소치올림픽의 피해자는 김연아였다. 2010 밴쿠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2013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쇼트ㆍ프리 모두 완벽한 연기력을 선보였지만 2위로 밀려났다. 개최국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에 뒤졌지만, 둘째날 프리스케이팅에서 대량 득점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당시 소트리코바는 △점프 회전 부족 △롱 엣지 △착지 실수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김연아에 무려 5점이나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하계올림픽에서도 오심 피해는 이어졌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체조에서 나온 황당한 판정이 대표적이다. 당시 양태영은 개인 종합 1위를 달리고 있었는데 평행봉에서 점수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반면 경쟁자였던 폴 햄(미국)은 뜀틀에서 엉덩방아를 찧고도 고득점을 받으며 최종 점수 0.049점 차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체조협회는 당시 심판 3명을 중징계했지만 메달 색깔은 바뀌지 않았다.
2012 런던올림픽 펜싱에서 나온 ‘멈춰 버린 1초’도 전 국민을 분노케 했다. 신아람은 여자 에페 준결승에서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을 만나 3라운드까지 5-5로 비겨 연장전에 돌입했다. 점수가 나지 않으면 우선권을 가진 신아람이 결승에 진출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연장전 1초가 남은 상황에서 무려 4번의 공격이 오가고도 남은 1초는 흐르지 않았고, 신아람은 막판에 1점을 허용하자 문제의 1초가 흐르며 경기가 끝났다. 이 장면은 AFP통신이 뽑은 역대 올림픽 최악의 오심 중 하나로 기록됐다.
2016 리우올림픽 레슬링에서도 오심 논란이 불거졌다. 김현우는 사실상 결승전이었던 16강전에서 라이벌인 로만 블라소프(러시아)를 만나 종료 10초 전 가로들기로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하는 듯했지만 4점이 아닌 2점이 인정되면서 패자부활전으로 밀려났다. 김현우는 석연치 않은 판정에도 끝까지 투혼을 발휘해 동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매트 위에 깔고 큰절을 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렸던 여자 핸드볼도 준결승전에서 심판의 오심 때문에 노르웨이에 발목이 잡혔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나온 노르웨이의 골이 점수로 인정되면서 28-29, 1점 차로 패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야구 준결승 미국전에서도 아웃ㆍ세이프 주루 오심에 이어 끝내기 홈런이 나오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