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7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 공동 대응 기조를 확인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혹독한 후과’를 치를 것이라는 경고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독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 참석, “오늘 만남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위협을 저지하는 우리의 단합된 접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추가 침략한다면 우리와 모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동맹은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신속하고 혹독한 후과를 치르도록 강력한 제재를 내리는 데 긴밀히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러시아와 독일 간 천연가스관 사업인) 노르트스트림-2는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대화의 끈도 놓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현 상황을 풀기 위해 외교 해법을 유지할 것이고 이것이 최선의 해법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우리는 러시아와 대화를 계속하는 데 준비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모두 발언에선 “독일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 가운데 하나”라며 “우리는 유럽에서 러시아의 공격을 막아내고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는 데 발을 맞추고 있다”라고 했다.
독일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막기 위해 러시아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숄츠 총리는 회담 모두 발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맞서 싸우는 것은 반드시 우리가 해야만 하는 조치들”이라고 강조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공개된 미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사업을 중단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우리는 동맹과 함께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또 “침공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에 올라가게 될 것은 매우 분명하다”며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답변은 통일되고 단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독일은 이날 350명의 병력을 리투아니아에 추가 파병한다고 발표했다. 독일은 구소련 국가이지만 나토 회원국인 리투아니아에 이미 독일군 500명을 배치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숄츠 총리의 독일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 주도 대응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우크라이나에 전투무기 대신 헬멧 5,000개만 지원했고, 러시아 경제제재 방안에도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독일 안팎에서 이런 소극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날 미독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다시 러시아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모양새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