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쇼트트랙 의문의 실격에 "열 받네"...정치권 등 곳곳서 '분노 인증'

입력
2022.02.08 07:20
베이징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결승 
황대헌·이준서 쇼트트랙 탈락에 곳곳서 '분노인증'
대한체육회,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할 듯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황대헌과 이준서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탈락하면서 유명인들의 '분노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선수단은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판정에 대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기로 했다.

황대헌은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에서 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황대헌은 경기 후 비디오 판독을 통해 실격을 당했다. 1위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레인 변경을 늦게 했다며 페널티를 받은 것이다. 결승 진출권은 런쯔웨이와 리원룽에게 돌아갔다.

이준서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준결승 2조 경기에 나선 이준서는 류 샤오린 란도르(헝가리)에 이어 두 번째로 골인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추월 과정에서 반칙이 선언됐다. 이준서가 탈락하면서 중국 우다징이 결승에 나서게 됐다.

결승전에서도 비디오 판독을 통해 결과가 뒤집혔다. 헝가리의 류 샤오린이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류 샤오린이 반칙 판정을 받으며 실격 처리됐다. 남자 1,000m 금메달은 중국의 런쯔웨이에게 돌아갔다.

5일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에서의 석연찮은 판정이 한국 선수단에도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혼성계주 준결승에서 중국은 헝가리, 미국에 이어 3위를 기록해 결승 진출이 좌절되는 듯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미국과 러시아가 함께 페널티를 받으면서 중국이 2위로 결승에 진출, 결국 금메달을 땄다.


쇼트트랙 준결승 경기 후 분노·응원

도 넘은 중국의 텃세에 유명인의 '분노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배구선수 김연경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를 통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또 실격???!!!! 와 열 받네!!!"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체조 여서정 선수도 인스타그램에 '쇼트트랙 이거 맞아요? 화나'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양궁 안산 선수는 "하고 싶은 거 다 해X먹어라. 주어 김안산', 김재덕 선수도 '쇼트트랙 룰은 잘 모르지만 판정 이게 맞나요?'라고 질타했다.

그룹 BTS의 멤버 RM은 인스타그램에 짧은 영상을 게재하며 응원했다. 황대헌 선수가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두 중국 선수를 제치고 1위로 나서는 모습에 별다른 글은 덧붙이지 않은 채 박수를 치는 이모티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이모티콘이 달렸다.

정치권에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페이스북에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편파판정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기죽지 않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게 스포츠 정신이고 올림픽 정신인가? 그냥 자기들끼리 전국체전이나 하지!"라며 "한국의 황대헌, 이준서, 헝가리 류 샤오린 선수 그대들이 진정한 승자다!"라고 적었다.

한편 한국 선수단은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판정에 대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기로 했다. 대한체육회는 "8일 오전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윤홍근 선수단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CAS에 관련 사항을 제소하기로 했다"며 "이번 판정의 부당함을 공식화해 다시는 국제 빙상계와 스포츠계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억울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올림픽 기간에 CAS를 찾는 것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체조 양태영 사건 이후 18년 만이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