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쪽 접경 국가인 벨라루스 곳곳에 새로운 병력을 전진 배치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우크라이나 동쪽 국경과, 남쪽 크림반도에 군사력을 배치시킨 러시아가 북쪽까지 3면에서 에워싸면서 압박하는 형국이다. 이제 관심은 베이징 동계올림픽ㆍ패럴림픽 개최 기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지에 집중되고 있다.
미 CNN방송 등 외신은 6일(현지시간) 지난 4일 상업위성 업체 맥사(Maxar)가 촬영한 위성 사진을 분석, “러시아가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의 국경에서 50㎞ 이내 세 곳에 무장과 병력을 추가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0일부터 예정된 러시아ㆍ벨라루스군 간 연합군사훈련이 명분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CNN은 전했다.
훈련 장소인 벨라루스 남부 루니네츠 내 비행장에는 대공 방어시스템인 S-400과 전투기 Su-25 10여 대 등이 배치됐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도 지난 5일 루니네츠에 무장을 배치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루니네츠에서 동쪽으로 270㎞ 떨어진 우크라이나 남동부 레치차 지역에도 러시아의 탱크와 곡사포를 포함한 기동 전투 차량이 배치됐고, 막사 등 야전 숙영 시설을 설치 중인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이곳에서 남동쪽으로 우크라이나 국경과 25㎞ 떨어진 옐스크 인근에도 단거리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러시아 병력이 새로 배치됐다.
러시아군의 움직임에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공습 임박’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관건은 올림픽 기간 내에 공습이 이뤄질지 여부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크진 않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베이징 동계올림픽 휴전 결의에 따르면 올림픽 개막 7일 전(지난달 28일)부터, 패럴림픽 폐막(3월 13일) 7일 후인 3월 20일까지 모든 유엔 회원국은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 러시아도 이 결의에 지지를 표명했다.
다만 러시아가 군사훈련을 기습침공으로 바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벨라루스와의 합동군사훈련은 19일까지 10일 동안 펼쳐진다. 유럽의 한 외교관은 “벨라루스의 러시아 군 집결지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2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이어서 러시아의 기습침공 가능성이 크게 우려된다”고 CNN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