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040뉴스이용자위원회(위원장 이나연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1월 25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 18층 회의실에서 최근 1개월간 한국일보 지면과 홈페이지 등 뉴스 플랫폼을 통해 표출된 대선 관련 기사와 신년특집 기획물을 되짚어보며 보도 방향을 평가했다. 이나연 위원장을 비롯해 조용술 청년365대표활동가, 이혜정 한국리서치 부장, 우미연 우리법률사무소 변호사,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등 위원 5명과 이충재 한국일보 주필, 한창만 한국일보 지식콘텐츠부 부국장(위원회 간사)이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조용술
1월 1일~7일 한국일보 1면 기사를 타지 1면 기사와 비교해봤다. 보도 키워드로 대선주자·부동산 및 주거안정·일자리·경제성장·청년세대를 정해 살펴본 결과 한국일보는 대선주자와 연관된 정치현안 기사에 비해 정책에 대한 내용은 많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일보를 포함해) 언론들이 대선 이슈 보도에 있어 '정책선거'가 실종됐다고 비판을 하면서, 정작 정책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접근했다고 본다. 대부분 선거 국면에서 네거티브나 정치 현안을 집중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주자들이 발표하는 정책들을 비판적으로 검증하고 여론의 변화와 정책의 상관관계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기사들이 많이 보도된다면 대선 국면에서 눈에 띄고 앞서갈 수 있다. 좋은 사례로 한국일보 1월 15일자에 실린 '도대체 누구 공약인지?'를 들 수 있다.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 기사를 게재한 1월 3일자에서 '청년에게 묻다, 집이란…' 제목의 기사를 1면 머릿기사로 배치해 청년세대 및 부동산 이슈를 주요하게 다뤘다. 부동산 등 경제이슈가 세대문제와 결합될 때 주 관심사로 전환된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기사 배치 전략은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본다. 이어 1월 13일자 신문에 실린 임대차 2법과 관한 기사도 대부분 언론이 부동산 이슈를 가격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과 비춰본다면 인상 깊다고 할 수 있다. 타 언론과 비교해 접근 방식, 디자인 측면에서 좋은 구성을 갖고 있다.
대선과 관련해선 항상 균형감 있는 보도가 이뤄져야 하는데, 간혹 한국일보에서도 이러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1월 10일자 4면에선 '거대 담론 사라지고… 깨알 공약만 쏟아진다' 기사에선 이재명 후보의 '소확행 공약'과 윤석열 후보의 '심쿵약속'을 다루고 있지만 지면기사 관련사진으로는 이재명 후보의 모습만 실렸다. 자칫 특정 후보에게만 연관된 기사로 오해될 여지가 있다.
이혜정
최근 대선과 관련한 갖은 네거티브 이슈가 지면과 온라인 플랫폼을 채우고 있는 가운데 1월 17일자 1면에 실린 '죄 없는 자들의 감옥, 외국인보호소' 기사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한국일보 마이너리티팀이 취재를 했다는 내용이 기사에 나오는데, 사회의 마이너리티(소수자)를 전문으로 취재하는 팀이 있다는 점이 한국일보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해준다. 이런 취재가 없었다면 관심조차 받을 수 없는 분야이다. 덕분에 보호소에 구금된 외국인들이 겪고 있는 기본권 제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앞으로도 이러한 사회적 약자를 조명하는 기사가 많이 나오고, 특히 이들 기사가 주목받을 수 있을 만큼 적절한 (지면 및 온라인) 배치와 홍보가 이뤄지길 바란다.
우미연
한국일보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대선후보 관련 영상(1월 1일~21일) 53건을 분석해봤다. 후보자별로 각 영상이 긍정 혹은 부정적 평판에 영향을 미치는지 따져보니, 이재명 후보의 경우 긍정(12건)과 부정(13건)적 이미지의 영상 건수가 비슷했다. 다만 부정적 영상(예를 들어 후보자 부정 의혹 등이 주를 이루는 내용) 길이가 짧은 편이어서 전체적으로 이 후보에 대한 균형 잡힌 긍정적 시각을 (한국일보가) 견지하는 것으로 보였다. 윤석열 후보에 대한 긍정·부정적 콘텐츠(전체 31건)의 개수를 비교하면 전자(23건)가 많았다. 안철수 후보 및 심상정 후보 관련 영상은 모두 긍정적인 내용이나 건수가 각각 5건, 2건으로 비교적 적었다. 안철수 후보 영상은 주로 공약 제시 및 상대 후보자 공약에 대한 비판 위주였다. 심상정 후보의 경우 신년 인사와 대선 복귀 영상이 전부여서 아쉬운 감이 있다.
홈페이지에 '대선 2022' 코너를 운영하면서 대선 후보자 뉴스, 여론조사 결과, 후보들의 '말말말'을 제공하고 있는데 '말말말'과 관련된 영상 콘텐츠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 특히 심상정 후보의 경우 '말말말'에 게시된 발언이 상당히 많음에도 영상물은 전무했다.
이준영
1월 1일자(2면)에 실린 'Z세대, 작심삼일이면 뭐 어때' 기사는 불확실한 미래가 아닌 명확한 현실에 집중해 성실하게 사는 삶을 조명했다. 개개인의 일상회복을 보여주면서 희망을 주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한국사회의 파편화, 개인화에 주목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 탐색이 필요하다. 1일자에 실린 '여론 속의 여론: 한국식 나이 폐지에 대해'는 빅데이터와 통계를 분석해 사회 현상을 해석해 보여주는데 이러한 세대 담론 관련 기사에서 X세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시장 트렌드 대응을 살피는 기사가 나오길 기대한다.
이나연
'대선 2022' 코너의 '말말말'의 경우 기자의 기록이 중요하다. 후보들의 '말'을 일방적으로 선택해야하는 만큼 잘 훈련된 기자가 맡을 필요가 있다. 신년 대선 관련 설문조사 기사들은 무난했으나 연초 윤석열 후보 선대위 개편 과정을 다루는 기사들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객관적인 사실만을 전달하는 듯하면서도 전반적으로 부정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