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6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전격 비공개 회동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돕다가 올 초 결별한 ‘킹메이커’ 김 전 위원장이 이 후보를 만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후보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서울 광화문 김 전 위원장 사무실에서 김 전 위원장과 약 80분가량 회동했다. 이날 만남은 이 후보 요청으로 성사됐다고 한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의 평생의 연구 주제인 경제민주화와, 코로나19로 가장 많이 고통받는 소상공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 후보의 문제 의식이 겹치는 면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 주로 대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이 ‘대한민국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대단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는 판단하에 이 후보를 만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2016년 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등을 지낸 김 전 위원장은 민주당 인사들과 아직도 교류한다. 이 후보와도 가끔 전화로 안부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선 기간 들어 회동한 것은 이례적이다.
해당 관계자는 “이 후보가 김 전 위원장에게 선거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김 전 위원장이 도와주면 좋지만 오늘 만남은 선거 지원을 요청하는 자리는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러브콜도 나온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달 31일 언론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에게) 나라를 위해 도와달라고 했다. 이 후보에 대해서는 김 전 위원장도 긍정적으로 보고 계신다”고 언급했다.
보수와 진보 진영을 넘나들었던 김 전 위원장의 정치 편력에 주목하는 견해도 있지만, 불과 한 달여 전까지 윤 후보를 도왔던 김 전 위원장이 이 후보를 도우려 당장 팔을 걷어붙일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