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리유저블컵(다회용컵)은 일회용컵 보증금제 대상일까.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컵 재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환경부가 오는 6월 10일부터 시행하는 제도다. 음료 구입 시 일회용컵에 컵 보증금 300원을 부과하고 다 쓴 컵을 카페에 반납하면 돌려준다. 점포 수 100개 이상 카페ㆍ제과제빵ㆍ패스트푸드ㆍ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라면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반납받은 컵은 한데 모아 재활용 업체로 보낸다. 일회용컵을 매년 28억 개가량 쓰면서도 수집ㆍ선별이 어려워 재활용이 잘 안 되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텀블러 같은 다회용기 사용을 독려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 다회용컵은 위상이 애매하다. 재사용이 가능하다지만, 실제로는 1,2번 사용하고 버려지기 일쑤다. 다회용기로 분류되면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면서도 보증금제 적용을 받지 않아 제도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 일회용컵으로 분류되면 이미 업체가 자체적으로 시행중인 보증금에 정부 보증금까지 더해 이중으로 부과된다. 또 재활용이 아닌 재사용을 독려하는 특성에 부합하지 않는다.
환경부는 수거ㆍ재사용 장치 없이 플라스틱 다회용컵을 제공하는 경우 일회용컵으로 해석해 보증금제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ㆍ제주도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다회용컵 시범사업’을 진행하며 재사용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컵에 보증금(1,000원)을 부과하고 카페ㆍ시청ㆍ공항 등에 회수기를 설치해서 수거ㆍ세척ㆍ재분배 체계를 만드는 식이다. 지자체 시범사업에 참여해 회수기를 운영하고 있는 스타벅스 등은 일회용컵 보증금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반면, 일부 소형 카페 프랜차이즈에서는 별다른 시스템 없이 다회용컵을 제공한다. 100개 이상 매장을 갖고 있는 커피 프랜차이즈 D업체나 H업체 등이 해당한다. 이 경우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것으로 해석돼 일회용컵 보증금제 적용을 받는다.
환경부 관계자는 “카페 내에서 재사용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으면 일회용컵보다도 환경 영향이 클 수 있다”며 “4월 부활 예정인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금지 역시 같은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