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 루지 임남규, 매번 기록 단축하며 33위로 아름다운 마무리

입력
2022.02.06 22:07

루지 임남규(33ㆍ경기도청)가 부상 악재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투혼을 선보이며 3번의 레이스를 모두 마무리했다.

임남규는 6일 중국 옌칭 국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남자루지 싱글에서 1~3차 시기 합계 3분 05초 349로 참가 선수 34명 가운데 33위에 올랐다. 임남규는 이로써 상위 20명까지 진출하는 결선에는 진출하지 못하며 이번 올림픽 여정을 마무리했다.

임남규는 그러나 도전을 거듭할 때마다 개인 기록을 앞당기며 마지막까지 투지를 불살랐다. 전날 열린 1차런을 1분 02초438로 마친 임남규는 곧바로 이어진 2차런에서 59초794로 기록을 크게 당겼다. 그리고 이날 3차런에서는 이번 대회 개인 베스트 기록인 59.538까지 더 당겼다. 임남규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2018 평창올림픽(30위)에 이어 생애 두 번째 올림픽에 도전 중인 임남규에게 이번 베이징올림픽은 우여곡절이 깊었다. 임남규는 평창올림픽을 마친 뒤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루지 선수층은 여전히 얇았고 대한루지연맹은 다시한번 그에게 출전을 권유했다. 그렇게 1년 만에 다시 얼음 트랙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후에는 더 험난한 시련이 닥쳤다. 지난달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훈련 도중 썰매가 뒤집히는 바람에 왼쪽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 피부가 12㎝ 가량 찢어지면서 정강이뼈가 보일 정도의 큰 부상이었다. 무릎 타박상도 있었다.

이대로 포기한다면 포인트가 부족해 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임남규는 그러나 부상을 무릅쓰고 라트비아 월드컵에 출전해 결국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하늘도 그의 편이었다고 한다. 임남규는 “공식 주행을 해야 대회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딱 맞춰서 도착했다”면서 “비행기 표 구매, 코로나 검사 등 시간이 딱딱 맞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강이뿐 아니라 다른 부위 부상 상태도 안 좋았는데, 어떻게든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경기를 치렀다”고 돌아봤다.

비록 결선에 진출하진 못했지만, 임남규는 큰 부상에도 불굴의 의지로 베이징행 티켓을 따낸데 이어 올림픽에서 3번의 런을 무사히 마치며 많은 박수를 받게 됐다.


강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