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경증은 필요할 때 상담... 재택치료자 관리 방식 바꾼다

입력
2022.02.0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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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치료 관리가능인원 79%... 포화 코앞
모니터링 효율화, 간소화 검토... 7일 확정
불안한 국민들, 해열제·감기약 알아서 준비

방역당국이 무증상 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주기적인 모니터링 없이 집에서 쉬면서 필요할 때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식 재택요양과 유사한 방식이다. 연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재택치료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오미크론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재택치료에 들어갈 상황을 대비해 해열제를 비롯한 상비약을 아예 미리 구매하고 있다. 당국의 재택치료 관리 체계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증, 무증상은 일본식 재택요양?

6일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택치료자를 위험도에 따라 구분하고 서로 다르게 관리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변경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증상이 없으면 느슨하게, 증상이 심할수록 촘촘하게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의료진이 전화하는 모니터링은 기존 재택치료 시스템의 집중관리군인 △60세 이상 △기저질환자 △50대 미접종자에 집중된다. 이들 외의 경증, 무증상 환자들은 "관리 수준을 크게 완화하고, 의료 상담이 꼭 필요할 때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재택치료자 모니터링을 최대한 효율화, 간소화하겠다는 의미다.

재택치료자가 주기적인 모니터링 없이도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며 약도 먹고 쉬면서 회복하게 하는 이른바 일본식 '재택요양'과 유사한 시스템이 될 걸로 보인다. 건강 상태가 이상하다 싶을 때만 환자 스스로 보건소나 의료진에 알리고 추가 조치를 문의하는 것이다. 정부는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논의, 확정한 뒤 발표할 예정이다.

언젠간 걸릴 것 같은데...방치될까 걱정

요즘 지역 기반 인터넷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재택치료에 대비해 상비약을 구매했다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후통과 콧물 등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다고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 감염에 대처하기 위해 종합감기약이나 진통제, 해열제 등을 미리 사놓는다는 것이다. 아동용 냉각시트나 산소통까지 구비해놓는 사람들도 있다.

코로나19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은 확진되면 재택치료 키트를 통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재택치료 중 방치돼 제때 약을 먹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직접 준비에 나서고 있다. 30대 A씨는 "확진자가 급증하다 보니 재택치료자에게 약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며 "언젠가는 (나도) 걸릴 것 같은데, 해열제 같은 필수 약은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상비약을 구매할 계획이라는 50대 이모씨도 "만약 코로나 증상이 생겼을 때 약까지 늦게 받으면 큰일이지 않나"라며 "확진 후엔 사러 나가기도 어렵고, 의약품이 부족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미리 사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6일 0시 기준 재택치료자는 12만8,716명으로, 최대 관리 가능 인원(16만3,000명)의 79%에 달했다. 일요일인 이날까지 이틀 연속 3만 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는 추세로 보아 곧 한계치를 넘을 것으로 우려된다.

그만큼 관리에 구멍도 커지고 있다. 당국은 건강 모니터링 횟수를 일괄적으로 줄여 관리 가능 인원을 늘렸다. 의사 1, 2명과 전담 간호사 3~5명이 재택치료자 150명을 관리한다고 당국은 설명하지만, 현장에선 이미 이 수준을 훨씬 넘었다는 게 의료계 시각이다. 실제 재택치료 관리 가능 인원은 전날(15만5,000명)보다 8,000명이나 늘었는데, 관리의료기관은 8곳 추가되는(532개소) 데 그쳤다.

오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