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디테일 사랑?... 정책 답변마다 숫자 읊었다 [인터뷰]

입력
2022.02.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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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대선후보 인터뷰]

"26년간 검사만 하다 정치를 하러 나온 지 이제 8개월째다. 국민 기준에 제가 좀 미흡해 보이는 부분도 있지 않겠나 싶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4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정치·행정 경험이 거의 없어 국가 운영 능력을 검증받을 기회가 없었다는 건 윤 후보의 최대 약점. 그래서인지, 그는 인터뷰 내내 '숫자'를 적극적으로 거론했다. 경제·에너지 분야 답변을 하면서 특히 그랬다.

윤 후보는 ‘공약에 들어가는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는 질문에 "공약을 낼 때마다 재원을 다 계산한다. 생으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자신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박근혜 정부보다 650조 원을 더 썼다. 현 정부 첫해부터 올해까지 정부 예산이 매년 50조 원씩 늘었다"며 연도별 예산 액수를 열거했다.

이어 "앞으로 세수도 늘 테고 경제 활성화도 될 테니, 집권하면 5년간 정부 예산이 3,000조~3,500조 원은 될 것"이라면서 "예산의 50%는 경직성 예산이고 나머지 50%는 재량 예산인데, 재량 예산 중 절반이 사실상의 경직성 예산이라고 치면 전체 예산의 4분의 1은 정부 선택에 의해 쓸 수 있는 돈"이라고 설명했다. "4분의 1에 대해 지출 구조조정을 해서 공약 재원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탈원전·신재생에너지 정책이 허상이라고 비판하면서 “미국 국토 면적은 우리의 98배인 데다, 지난 10년간 풍력ㆍ태양광 에너지 산업을 엄청나게 육성했다”며 “그래서 미국이 20 정도의 신재생에너지를 얻는다고 할 때, 국내 산업에 필요한 에너지는 500 수준이라 감당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원전의 안전성을 설명하면서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원전 사고를 예로 들었다. 그는 “당시 원자로가 터졌지만 외벽이 막아 줬다. 박정희 정부에서 만든 월성 1호기의 외벽이 스리마일보다 두 배 두꺼운데, 스리마일이 50㎝라고 하면 월성은 1m"라고 했다. 원전 수명과 경제비용에 대해서도 "건설 비용 2조 원짜리 원전의 가동기간을 40년으로 잡아도 분할 상각하면 건설 원가는 다 빠진다"고 했다.


김현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