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들의 경고 "ARS 여론조사 숫자에 휘둘려서는 안 돼"

입력
2022.02.04 16:10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ARS 숫자 사로잡히면 국민 오도하는 부작용"  
"언론윤리로 볼 때 참 부끄러운 일" 언론 저격도
지난달 尹 지지율↓"여론조사 유리하게 나타나"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 달여 남은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승리를 자신했다. 다만 캠프나 지지자들을 향해 최근 엎치락뒤치락 하는 자동응답방식(ARS)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맹신을 경계하며, 이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ARS 여론조사 업체와 언론을 겨냥해 반감을 드러내며 쓴소리를 했다.

그러나 한 달 전만 해도 이 전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에 호의적인 입장이었다. 지난달 4일 그는 국민의힘 선대위와 당내 갈등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해가 바뀌면서 여론조사가 유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국민의힘 선대위는 제각기 욕심으로 옥신각신만 해버렸다. 그 결과가 지금 여론조사"라고 여론조사 결과에 흡족해했었다.

이 전 대표는 4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소통 채널인 '이재명 플러스' 칼럼을 통해 "이번 대선은 2012년 대선만큼이나 박빙이지만 결국 이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며 "그렇게 판단한 가장 큰 이유는 우리 국민을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국민이 '촛불 혁명'과 국민소득 3만 달러 국가를 이뤄냈다고 언급하며 "우리 국민들께서 선택할 후보가 누구인지는 너무나 명확하지 않겠나. 대선 같은 큰 선거를 치를 때 명심해야 할 것은 국민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비교하며 "두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실력과 실적이 검증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냐 아무런 준비 없이 지지율 하나 믿고 '혹시' 하고 나온 무능한 검찰 대통령이냐"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빙이 예상되는 선거일수록 호랑이처럼 예민하고 크게 살피되 그 발걸음은 소처럼 묵직하게 옮기는 호시우행(虎視牛行)의 자세가 국민의 뜻에 맞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네거티브와 혐오가 아무리 만연해도, 여론조사가 아무리 널을 뛰어도 국민들의 뜻은 그 아래에서 큰 강물처럼 도도히 흐르고 있다"고도 했다.


"여론조사가 곧 여론은 아냐"...한 달 전 "여론조사 유리하게 나타나"

이 전 대표는 "여론조사가 곧 여론은 아니며, 여론조사에 휘둘리는 전략은 선거를 산으로 끌고 간다"면서 "캠프는 여론조사를 맹신하지 말고 큰 흐름과 변화를 포착하는 해석 능력이 있어야 하며, 선거 경험이 많은 사람들의 속칭 '감', 요즈음 청년들이 하는 말로는 '느낌적 느낌'도 무시할 수 없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ARS 여론조사 방식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싼 비용 때문에 자주 시행되고 언론들이 마구 보도하는 ARS는 단기 상황 반응이나 추이를 보는 것에는 쓸모가 있을지 몰라도 그 지지율 숫자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오히려 ARS 숫자에 사로잡힌 후보와 캠프의 판단을 흐리거나 국민들을 오도하는 부작용이나 내기 쉽다"고 했다.

또 미국 CNN방송은 ARS 조사 결과를 보도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며 "우리나라 언론들이 이런 조사를 마구 보도하는 것은 사실 언론윤리에 비추어볼 때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도 했다.


그는 "많은 분이 널뛰는 여론조사에 놀라고 캠프에는 ARS 조사결과를 보면서 조급해하는 분들도 간혹 계신 것 같다"며 "대선같이 큰 선거는 시대정신, 유권자 구도와 흐름, 후보의 자질과 정책의 품질 등을 기본으로 하고 그 위에 제대로 된 여론조사를 참고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한 달 전에는 다른 입장이었다. 이 전 대표는 같은 칼럼을 통해 "해가 바뀌면서 여론조사가 조금 유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이 후보의 진심과 윤 후보의 정체를 조금씩 아시게 되는 것 같다"고 했었다.

그는 이어 "이 후보는 조금씩 빛을 더해 가는데 비해, 윤 후보는 생각보다 일찍 밑천이 드러나 버렸다"며 "국민의힘 선대위는 제각기 욕심으로 옥신각신만 해버렸다. 그 결과가 지금 여론조사"라고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글을 올렸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