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3일 대선후보 첫 4자 TV토론에서 미래 산업 육성전략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재생에너지를 미래 먹거리의 핵심으로 꼽은 이 후보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RE100 대응 중요성을 강조하며 공세를 이어갔고, 윤 후보는 인공지능(AI) 같은 디지털 산업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며 맞받아쳤다.
포문을 연 건 이 후보였다. 그는 “미래 산업의 핵심은 재생에너지이고, 재생에너지의 중심은 수소가 될 것”이라며 “그린 수소와 그레이 수소, 블루 수소가 있는데 새로운 산업영역인 블루 수소에 대한 비전을 이야기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재생에너지는 미래 산업의 조그만 하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미래 산업의 핵심은 데이터와 AI, 바이오산업”이라며 “신재생에너지도 '탄소중립2050'을 실현하기 위해선 필요하지만 우선순위는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유럽연합(EU)이 도입을 예고한 탄소국경조정제도와 빠르게 확산 중인 RE100 대응 방안에도 이견을 보였다. 탄소국경조정제도는 역내 생산 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이 많은 수입 제품에 대해 일종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RE100은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만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개념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에 새로운 무역장벽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 후보는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계속 탄소에 의존해 제품을 생산하면 EU 등에 수출할 때 국경조정부담금을 받을 수 있다”며 발빠른 대응을 주문했다. 반면 윤 후보는 “재생에너지 말고도 원자력발전 등 전기에너지를 쓰면 된다”며 “재생에너지만 갖고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라고 반문했다.
이 같은 인식 차이는 자연스레 원전 폐지 문제로 이어졌다. 윤 후보는 “신재생에너지만 갖고 2050년 탄소중립과 지금의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10년 내에 원전의 발전단가가 재생에너지보다 비싸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며 “원전 문제를 무조건 문재인 정부 정책 반대 입장에서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받아쳤다.
윤 후보가 찬성하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놓고도 치열한 논리 싸움이 벌어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노동이사제는 공공기관의 개혁을 막는 우려가 많다”며 “민간 기업으로까지 확산할 경우 기업들이 민주노총의 지배를 받아 경제에 치명적 손실을 끼칠 수 있다”고 선공을 날렸다.
그러자 윤 후보는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는 정부가 임명한 사람들이 일으킨 경우가 많았는데, 만약 한국수력원자력에 노동이사제가 있었다면 월성원전이 경제성 평가 조작으로 저렇게 쉽게 문 닫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근로자 의사에 반하는 일방적 공기업 개혁은 어렵다”며 “근로자들이 경영 상태를 정확하게 아는 데 도움이 될 노동이사제가 오히려 공기업 개혁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