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만에 영국 기준금리 또 인상…ECB는 동결

입력
2022.02.03 22:03
2021년 12월 이어 두 번째 금리 인상…0.5%로 
영국 중앙은행, 4월 물가상승률  7.25% 예상
ECB는 물가상승 압박에도 제로금리 유지

영국 중앙은행이 2개월만에 기준금리를 또 올렸다.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영란은행(BOE)은 3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 3년여 만에 첫 인상을 단행한 뒤 2개월만이다. BOE가 연속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BOE는 또 만장일치로 만기 채권 재투자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보유채권 규모를 줄이면서 8,950억 파운드(약 1,460조원) 규모의 양적 완화 프로그램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BOE는 금융위기 때 경기부양을 위해 자산매입을 시작했다.

영국이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빨리 기준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BOE는 물가상승률이 올해 4월에 약 6%로 정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을 지난해 12월에 내놨는데 이미 같은 달에 30년 만에 최고치인 5.4%를 기록했다. BOE는 올해 4월 물가상승률이 7.25%로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

시장은 BOE가 올해 두 차례 더 금리를 올려서 8월에는 기준금리가 1%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OE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통화정책위원 9명 중 5명이 0.25%포인트 인상에 찬성했고, 4명은 0.5%포인트 인상을 원했다고 밝혔다.

반면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예금금리와 한계 대출금리 역시 각각 -0.5%와 0.25%로 기존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ECB는 2016년부터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해오고 있다.

다만 물가상승 압박으로 ECB가 올해 최소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은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의 1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1% 상승해 1997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ECB가 7월까지 기준금리를 0.1%포인트 높일 것으로 시장에서 전망했다”고 전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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