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이상 간암, 방사선색전술 시행하면 간절제술만큼 효과

입력
2022.02.03 20:32

종양 크기가 5㎝ 이상인 간암은 방사선색전술을 시행해도 표준 치료법인 간절제술만큼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정훈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종양의 크기가 5㎝ 이상인 간암 환자를 방사선색전술 그룹(57명)과 간절제술 그룹(500명)으로 나눠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추적 관찰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예후가 나쁜 5㎝ 이상의 간암의 경우 표준 치료법으로 알려진 수술인 간절제술을 받더라도 2년 내 30% 정도의 환자가 재발한다. 또한 수술 후 간 크기가 줄어들어 간 기능이 떨어질 위험도 크다.

이로 인해 기저질환 등으로 간절제술이 어려운 환자의 대체 치료로 주로 ‘경동맥 화학색전술’이 이뤄졌다. 이 치료법은 암 크기에 비례해 심한 발열과 복통 등의 부작용을 수반한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경동맥 화학색전술을 대신해 부작용이 덜하며 효과는 우수한 방사선색전술이 간절제술의 대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방사선색전술은 방사성 물질인 ‘이트리움-90’을 탑재한 미세 구슬을 간동맥을 통해 간암에 투여해 종양 안쪽에서 방사선을 발생시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런 가운데 연구팀이 방사선색전술과 간 절제술 환자를 비교ㆍ분석한 결과, 전체 생존 기간과 재발에 걸리는 기간 사이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

첫 치료 후 38.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방사선색전술과 간절제술 그룹의 사망률은 각각 21.1%와 20.4%였다. 또 첫 치료 후 2년간 누적 재발률은 각각 50.0%와 58.3%였다.

치료 후 부작용으로 복통ㆍ발열 등이 관찰된 비율은 방사선색전술 시행 그룹에서 43.89%, 간절제술에서 100%였다. 입원 기간은 방사선색전술 그룹이 3일, 간절제술 그룹이 12일로 차이가 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간암에서 방사선색전술이 간절제술과 비슷한 치료 성적을 보인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저 질환 등으로 간절제술이 어려운 간암 환자에 대체 치료법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교수는 “크기가 큰 간암 치료에 있어 방사선색전술이 국내외 진료 지침에서 권장되고 있는 간절제술과 비교해 충분히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이라는 사실을 밝혀 고무적”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핵의학 저널(The Journal of Nuclear Medicine)’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