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세대 배터리 기업인 ‘SES홀딩스’(옛 솔리드에너지시스템)가 뉴욕 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이곳에 투자한 SK㈜에도 '대박'이 터졌다. 투자금 대비, 6개가량의 지분 가치를 지니게 되면서다.
3일 SK에 따르면 SES홀딩스는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다고 이달 1일 현지에서 발표했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아이반호캐피털애퀴지션(IVAN)과 합병하는 형태로, 기업 가치는 33억7,500만 달러(약 4조 원)로 평가받았다. 주식은 ‘SES AI 코퍼레이션’이라는 이름으로 거래된다.
SES는 2012년 매사추세츠공대(MIT)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회사로, 지난해 세계 최초로 전기차용 107암페어시(Ah) 용량 리튬메탈배터리 ‘아폴로’를 선보였다. 차세대 배터리로 평가받는 리튬메탈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기존의 리튬이온배터리와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배터리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배터리다.
SES 상장이 주목 받는 이유는 SK의 발 빠른 투자 때문이다. SK는 2018년 당시 사장이었던 장동현 부회장 결정으로 SES에 투자했다. 2021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6,100만 달러(약 730억 원)가 투입됐다. 상장을 위한 스팩 합병 과정에서 SK는 10.6%의 지분을 확보, 치차오 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지분율 11.1%)에 이어 2대 주주로 등극했다. SK가 보유한 SES 지분 가치는 약 4,300억 원으로, 투자 원금의 6배에 달한다. SES 주요 주주로는 싱가포르국부펀드(테마섹) 계열사 버텍스홀딩스(8%), GM(8%), 그리고 현대·기아차(4%) 등이 있다.
투자전문회사인 SK는 지분 투자 및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에 대한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SK머티리얼즈와의 합병을 계기로 배터리 소재 직접 생산 비율도 높이고 있고,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투자 영토를 확장해 차세대 배터리 완성품을 제조하는 SK이노베이션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