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23일째를 맞고 있지만, 추가 안전사고 위험 때문에 실종자 수색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건물 벽에 매달려 있던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 일부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건물에 균열이 발견되는 등 아찔한 상황이 잇따르고 있다.
2일 범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지역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7분쯤 붕괴 사고가 발생한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건물 201동 서쪽 외벽(1호 라인) 모서리 부분에 기울어진 채 매달려 있던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 일부가 지상으로 떨어졌다.
구조물 무게는 25톤가량으로 추정되며, 구조물 가운데 큰 덩어리는 22층까지 떨어진 뒤 건물에 얹혀 있고 일부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구조물이 떨어지기 직전에 위험을 알리는 경보음이 여러 차례 지속됐으며, 이어 큰 소리와 함께 콘크리트 잔해물들이 건물 벽을 따라 지상으로 떨어졌고, 낙하 충격에 먼지 구름이 피어오르기도 했다.
구조물 떨어지기 직전까지 사고 현장에는 현대산업개발 측 119명, 소방 38명 등 모두 152명이 작업 중이었다. 이 가운데 20여 명은 구조물이 낙하했던 1호 라인 붕괴면 등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긴급 대피가 이뤄지면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아찔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피해자 가족협의회 측은 “많이 놀랐지만 인명피해가 없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며 "구조에 속도를 내기 위한 욕심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오후에도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이 무너진 201동 구조물 안전을 점검하던 중 24층 천장 슬래브의 균열이 심각하다고 판단, 소방당국에 작업 중단을 요청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소방당국은 추가 붕괴 위험 등을 이유로 매몰자 발굴 작업을 중단하고 구조대원들을 대피시키면서도, 같은 건물에서 잔해 제거 작업을 하던 건설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대피 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들 노동자들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고용한 인력들로, 상당수가 외국인 노동자였다. 그간 붕괴 현장에선 현대산업개발이 건물 잔해 제거를, 소방당국이 매몰자 발굴과 실종자 탐색을 각각 맡아왔다. 소방당국은 “현대산업개발 측 노동자들이 대피하지 않은 것은 시공사 감독자의 중단 지시가 현장 근로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일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붕괴사고로 실종됐던 6명의 피해자 중 2명은 숨진 채 수습됐고, 2명은 각각 26층과 27층에서 신체 일부가 발견됐으나 건물 잔해물에 매몰돼 있어 쉽게 구조하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 실종자 2명은 아직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