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전쟁' 나선 서울시…2030년까지 20% 줄인다

입력
2022.02.02 16:30
19면
서울시 음식물쓰레기 발생량 하루 2,540톤
공공기관에선 잔반 줄이는 AI 스캐너 도입
가정에는 싱크대용 탈수기 등 기기 지원

#서울 노원구 공릉중학교는 2년 전까지 한 달에 약 176kg씩 배출되는 급식 잔반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도 문제지만, 자원 낭비와 환경오염 문제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사 전후로 학생들의 섭취량과 잔반량 데이터를 자동 계산하는 인공지능(AI) 푸드 스캐너 도입 후 이런 고민은 크게 줄었다. 푸드 스캐너를 통해 적정한 음식량이 학교 조리실에 통보되면서 1인당 잔반량은 236g에서 173g으로 38%나 감소했다.

서울시가 2일 "2030년까지 음식물쓰레기 배출량 20% 감소를 목표로 집중관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2020년 기준으로,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량은 하루 평균 2,540톤으로 전체 생활폐기물 중 26%를 차지한다. 연간 처리 비용만 1,773억 원이 투입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감소를 위해 시는 우선 공공기관 구내식당에 AI 푸드 스캐너 도입 사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한다. 푸드 스캐너는 이미 구글 본사와 이케아 매장 등 해외에서 시작됐다. 시 관계자는 "AI 기술을 활용하면, 학교 급식의 경우 최대 55%까지 잔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는 공공기관 구내식당 등 대형사업장에 음식물쓰레기를 건조·발효할 수 있는 대형 감량기 1,000대를 2030년까지 보급할 예정이다.

배출 비중이 사업장보다 큰 일반 가정에는 음식물쓰레기 관련 각종 기기 지원을 확대한다. 우선 음식물쓰레기 수분을 제거하는 싱크대용 탈수기와 음식물쓰레기를 건조·발효하는 소형 감량기를 2030년까지 가정마다 각각 2만5,000대, 6,850대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아파트에는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에 비례해 처리 수수료를 내도록 하는 'RFID 종량기' 비율을 현재 69%에서 2030년 90%까지 높일 예정이다. 'RFID 종량기' 설치 지역에서는 51% 정도 음식물쓰레기 감소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음식물쓰레기를 사료나 퇴비가 아닌 바이오가스로 재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는 강동자원순환센터와 난지물재생센터 등에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사용처가 제한된 사료나 퇴비로 활용했을 때와 달리, 바이오가스는 난방과 전력, 수소생산 등 다양한 대체 에너지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시는 또 식품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폐기되는 음식물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지역의 푸드뱅크 등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취약계층 지원 사업에 효율적으로 매칭될 경우, 음식물쓰레기 발생 자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가정과 사업장 등 특성에 맞게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데 초점을 일단 맞출 예정"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발생 자체를 최소화하는 정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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