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가격·국제교역↑… 상사업계는 회복세 ‘실적 순풍’

입력
2022.02.03 04:30
포스코인터·LX인터, 매출 사상 최대치
거래물량·운임상승… 대외여건 개선
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로 사업 확장 계획

2년 전 출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기에 직면했던 종합상사 업계가 지난해부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 상승과 더불어 늘어난 글로벌 교역 덕분이다. 국제 교역 중심의 상사업계에는 코로나19로 파생된 예상치 못한 무역환경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삼성물산, LX인터내셔널 등 국내 주요 종합상사의 지난해 실적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던 2020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거래 물량 증가, 물류 운임 상승 등이 상사업계의 호실적을 견인한 덕분이다.

우선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58.1% 증가한 33조9,489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수확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또 지난해 영업이익은 5,854억 원을, 순이익은 3,565억 원을 각각 가져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3.4%와 55.3%씩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2013년부터 상업 생산에 들어간 미얀마 가스전의 수익도 증가한 부분이 컸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의 지난해 실적도 양호했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매출은 17조3,540억 원을, 영업이익은 2,96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1.0%, 214.9%씩 늘어난 규모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국제 교역 확대, 정리를 통해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좋은 실적이 나온 것 같다"며 "미래 성장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해 사업 경쟁력이 높아진 점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LX인터내셔널의 지난해 매출은 사상 최대치인 16조6,865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47.9% 증가한 수치다. 특히 LX인터내셔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10.6% 급증한 6,562억 원을 기록했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지난해 자원 시황의 상승과 생산량 증가, 물류 운임 상승과 외부 고객사 물량 증가 등 대외 여건이 개선됐고 (자체적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전 사업 부문의 외형 성장, 이익 증가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친환경차 부품·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로 영역 확장

상사업계는 안정적인 실적 달성을 기대하면서도 '미래 먹거리'인 신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실적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핵심사업의 성과에 더해 친환경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가파르게 성장 중인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친환경차 핵심부품 공급 회사의 입지를 강화하고, 가스전 사업의 이익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호주 세넥스 에너지사 인수 마무리로 안정적인 운영체제를 조기 구축하는 한편 동남아 지역 신규자원 개발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물산도 철강·비료·산업소재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핵심 거래선의 수요에 긴밀히 대응하는 한편, 친환경 분야에서 신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신재생에너지 선진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는 태양광 개발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LX인터내셔널은 올해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자산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생분해 플라스틱(PBAT) 등 친환경 원료 분야에 진입하고, 4차산업 시대에 유망한 신사업 모델 개발과 육성을 올해 목표로 정했다"고 전했다.

박지연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