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허경영 '4자 TV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

입력
2022.01.28 18:00
"국가혁명당, 의석 없고 평균 지지율 5% 못 미쳐"

법원이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후보가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를 상대로 제기한 원내 4개 정당 대선후보 TV토론회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 박병태)는 28일 허 후보의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상파 3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양자 토론회를 추진하다가 법원이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자, 이달 31일 또는 다음달 3일 심상정·안철수 후보를 포함한 4자 토론회를 여는 방안을 제안했다.

재판부는 "언론사는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 선거권자의 관심도, 유력 정당 추천 여부 등을 참작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자율적 판단에 따라 후보자 일부만을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하고 보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심상정 후보만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선거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토론을 활성화하기 위한 합리적이고 상당한 차별"이라며 "(지상파 3사가) 참석 대상자 선정의 재량을 행사하면서 평등의 원칙이나 국민의 알 권리, 정당성, 공정성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심상정·안철수 후보와 허경영 후보의 가처분 신청 결과가 갈린 것은 이른바 '5·3·5 원칙'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 토론회 초청 후보 기준을 △5인 이상 국회의원이 소속된 정당의 후보 △직전 전국 단위 선거에서 3% 이상의 유효 득표를 한 정당의 후보 △선거기간 개시일 30일 전 여론조사 평균 5% 이상 후보로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허 후보가 소속된 국가혁명당은 국회에 의석이 없고 허 후보 지지율은 평균 5%에 미치지 못한다"며 "4자 토론회의 참석자 선정 기준이 자의적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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