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작품, '발견'하고 '조명'하자"

입력
2022.02.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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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봄부터 출판사 자음과모음이 시작한 ‘시소’ 프로젝트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매 계절 발표된 시와 소설 중 한 편씩을 선정해 좋은 작품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선정 위원은 매 계절 바뀐다. 문학 애호가나 관련 종사자들이 작품을 선정하면 그 과정을 문예지 계간 자음과모음을 통해 공개한다. 선정 과정뿐만 아니라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작가 인터뷰도 함께 싣고 이는 유튜브 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봄에는 안미옥 시인의 시 ‘사운드북’과 손보미 작가의 소설 ‘해변의 피크닉’이, 여름에는 신이인 시인의 ‘불시착’과 이서수 작가의 소설 ‘미조의 시대’가, 가을에는 김리윤 시인의 시 ‘영원에서 나가기’와 최은영 작가의 소설 ‘답신’이, 겨울에는 조혜은 시인의 시 ‘모래놀이’와 염승숙 작가의 소설 ‘프리 더 웨일’이 선정됐다. 함께 읽고 나누자는 취지에 따라 각 선정 작가 8인의 이름으로 대안 학교와 작은 도서관 마을 공동체 등 도서가 필요한 곳에도 기증된다.


큰 상금을 주는 문학상은 아니지만, 놓치기 쉬운 문학 작품을 한 번 더 ‘발견’하고 ‘조명’하는 기획은 문학 출판사로서 중요한 일이다. 매 계절 여러 문예지를 통해 많은 신작이 발표되지만 문예지의 낮은 접근성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이 작품들이 많은 독자와 만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작가 입장에서는 작품 발표 후 소설집으로 엮이기 전까진 독자와 만나기 어려웠던 작품이 한 번 더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다. 독자 입장에서도 가장 발 빠르게 엄선된 문학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문학과지성사 역시 2018년부터 매 계절 좋은 작품을 뽑는 ‘소설 보다’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다. “주목받는 젊은 작가와 독자를 가장 신속하고 긴밀하게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 ‘보다’ 시리즈 역시 선정 결과를 홈페이지에 싣고 이를 계절마다 엮어 1년에 4권씩 단행본으로 출간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선정위원이 작가와 진행한 인터뷰가 함께 수록된다. ‘소설 보다’ 시리즈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지난해부터는 ‘시 보다’ 시리즈도 신설했다. 한 해 발표된 시들을 검토해 데뷔 10년 이하인 아홉 명 시인의 작품을 뽑았다.


비슷한 취지의 기획 중 성공적으로 안착한 시리즈로는 문학동네의 ‘젊은 작가상’이 있다. ‘젊은 작가상’은 등단 십 년 이내의 젊은 작가들을 조명한다는 취지의 문학상으로, 2010년부터 시작돼 지난해 11회를 맞았다. 출간 때마다 수상 작품집으로는 이례적으로 문학 분야 베스트셀러를 차지하며 다양한 국내 작가들을 알리는 데 기여해 왔다. 수상 작품집은 상의 취지에 따라 출간 1년 동안 정가의 절반가량인 특별 보급가(5,500원)로 판매된다.

한소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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