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인 시 운구할 사람 없으면 곤란하죠. 든든한 운구 도우미들이 곁에서 예우를 다해 모십니다."
두 달 전 서울에서 개업한 장의업체는 인터넷 블로그에 이런 홍보글을 올리고 영업 중이다. '운구 대행 전문'을 표방하는 이 업체는 유족 의뢰를 받아 운구를 도울 인력을 현장에 보내는데, 서울 근교 화장터라면 4명에 40만 원, 매장지라면 6명에 72만 원을 청구한다. 운구 등 장례 절차를 교육받은 키 178㎝ 이상 젊은 남성을 도우미로 파견하고, 도우미 복장은 검정색 양복이나 제복 중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이곳의 주요 홍보 사항이다.
코로나19 유행을 계기로 유족이 필요로 하는 장례 서비스만 따로 제공하는 장의업체가 속속 생기고 있다. 조문객 감소로 장례를 간소하게 치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유족도 일손을 거들어 줄 사람을 찾기 힘들어지면서 '맞춤형 서비스'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운구 대행 회사를 차린 최문환 대표는 "상조회사에서 일하면서 불필요한 서비스까지 포함해 500만~600만 원씩 내야 하는 현실이 불합리하다고 느꼈다"며 "운구 서비스를 문의하는 분들은 대체로 코로나가 터지면서 지인이나 친척을 못 부르게 된 경우"라고 설명했다.
기존 상조회사들도 이런 추세에 발맞추려는 기류가 감지된다. 한 중소 상조회사는 최근 '무빈소 상품'과 '가족장 상품'을 내놓았다. 전자는 유가족이 빈소를 차리길 부담스러워할 때, 후자는 가까운 가족만 모여 장례를 치르려 할 때를 각각 상정해 필요한 서비스만 모아 제공하는 상품이다. 무빈소 상품의 경우 장례지도사 1명과 입관용 관 등을 제공해 장례를 치르고 사설 앰뷸런스로 화장장까지 운구해준다.
업계에선 장례 절차를 간소화하고 비용을 합리화하려는 경향이 갈수록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 관계자는 "정부에서 진행하는 장례문화 인식 개선 사업도 유사한 취지"라며 "허례허식을 없애자는 의미에서 간소화된 장례 절차와 가족 위주의 장례식을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