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도 서울 시내 미술관과 박물관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코로나19로 움츠러든 몸과 마음에 잠시나마 위로가 되어줄 전시를 소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설 연휴 미술관을 무료 개방한다. 서울, 과천, 덕수궁, 청주 4개관의 알짜 전시를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단 서울관은 설 당일인 2월 1일 하루 휴관한다. 서울관에서는 김환기·이중섭·박수근 등 근현대 한국미술 주요 작가 34명의 작품 58점을 내건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중국의 반체제 미술가 아이웨이웨이 개인전 등이 열리고 있다.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박수근 개인전에서는 그의 작품 174점과 아카이브 100여점을 볼 수 있다. 박수근 전시로는 최대 규모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본관에서 호주 동시대 미술을 집중 소개하는 '경로를 재탐색합니다'를 선보인다. 호주 현대미술작가 35명(팀)의 작품 60여 점을 통해 호주 사회의 복잡다단한 문화·사회·정치적 맥락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세계 각지의 학살과 재난 현장을 20년 동안 다닌 송상희의 미디어 작품을 선보이는 '자연스러운 인간'전도 열리고 있다. 북서울미술관의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은 세계적 거장을 서울 한복판에서 만나볼 기회다. 클로드 모네, 윌리엄 터너부터 백남준, 쿠사마 야요이, 올라퍼 엘리아슨 등 동시대 작가까지 근현대미술 거장 43명의 작품 110점이 걸렸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호랑이 해를 맞아 기획한 '호랑이'전, '조선시대의 승려 장인' 특별전, '漆, 아시아를 칠하다'전을 관람할 수 있다. 이중 '조선시대의 승려 장인'전은 불교미술에 관심있다면 놓쳐선 안 되는 전시다. 조선 후기 '불교 미술의 르네상스'를 연 승려 장인의 삶과 예술 세계를 살펴볼 수 있게 꾸몄다. 승려 장인은 전문적인 제작기술을 지닌 출가승을 이른다. 이들의 손에서 다채롭고 화려하며 수준 높은 불교미술 작품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