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면 다이어트 식단과 유산소운동을 떠올린다. 사람들은 닭가슴살, 고구마, 채소를 먹으며 걷기나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을 하면 살이 빠진다고 생각한다.
틀린 것은 아니다. 실제로 평소 먹는 일반식 대신 닭가슴살, 고구마, 채소로 구성된 식단을 먹어서 섭취열량을 낮추고 생활에 유산소운동을 더해 소비 열량을 늘리면 살이 빠진다. 다이어트의 대전제는 '열량의 결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수행할 수만 있다면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 다만 성공할 확률이 낮을 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산소운동이 체중 감량에 있어 필수 요소는 아니다. 다이어트 효율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거나 반박한다. 평생 다이어트에 유산소운동이 필수라고 들어오며 살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유산소운동이 다이어트에 필수가 아니라고 말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째서 결국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지 알아본다. 또한 웨이트가 필수라면 유산소운동이 다이어트에 있어서 갖는 의미를 살펴본다.
다이어트 시 유산소 운동이 필수가 아닌 이유는 첫째, 우리 몸의 입장에선 유산소 운동의 에너지 효율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유산소 운동의 특징은 상대적으로 힘들지 않다는 것과 길게 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에너지 소모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유산소 운동의 메커니즘에서 비롯한다.
유산소 운동은 에너지를 소비하기보다는 최대한 아끼려는 경향을 띤다.(그 덕분에 근현대 이전의 인간은 말조차도 뛰어넘는 지구력을 자랑했다.) 그래서 시간당 적게는 300㎉부터 많게는 600~700㎉까지 소비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비해 유산소 운동의 운동 효과는 초라하다.
예를 들어보자. 70㎏인 사람이 시간당 6㎞의 빠른 걷기를 할 경우 시간당 280㎉ 정도를 소비한다. 동일 체중인 사람이 스포츠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수행하는 경우 평균적으로 약 550~580㎉를 소비하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그러나 속도를 더 높여서 시간당 8㎞의 달리기를 한다면 시간당 에너지 소모는 두 배가 된다. 속도는 겨우 1.3배 늘어났을 뿐인데 에너지 소모는 이전의 두 배인 550~600㎉이다. 이는 웨이트 트레이닝 및 스포츠와 대등한 수치다.
그러나 쉬지 않고 1시간씩 달릴 수 있는 헬린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기껏해야 15분 정도 달릴 수 있을 것이며 잘 달려봤자 30분일 것이다. 이는 운동 강도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므로 사실상 유산소 운동이 아니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분류해야 한다.
둘째는 몸매의 변화가 적다는 것이다. 유산소 운동의 대표주자인 걷기는 허리통증을 개선하고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지만 그 운동 강도가 낮아 얻을 수 있는 것은 미미하며 특히 자신의 체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운동했을 경우 개선이 거의 없거나 오히려 나빠질 수도 있다.
반면 웨이트 트레이닝은 단순히 지방을 빼는 데도 좋지만 체형을 개선하고 잘 빠지지 않는 부위의 보기 싫은 군살을 제거하는 데에 탁월하다. 체중을 감량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안짱다리, 거북목 증후군, 버섯 증후군 등 좋지 않은 체형을 가지고 있다면 미용이나 건강의 두 가지 측면 모두 그다지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하기 어렵다.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신체 부정렬을 완화하는 것은 빠른 시일에 다이어트보다 미용 효과가 훨씬 뛰어나다.
따라서 운동을 전혀 해보지 않은 사람이거나 전문가 판단에 따라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웨이트를 일부러 빼는 것이 아니라면 유산소 운동은 다이어트에 그다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유산소 없이도 적절한 양의 식단과 적당한 강도의 웨이트 트레이닝, 적당한 수준의 하루 활동량이면 충분히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유산소는 언제 해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위에서 언급한 '적당한 수준의 하루 활동량'이 채워지지 않았을 때이다. 현대인의 대부분은 권장량에 한참 못미치는 하루 활동량을 가지고 있다. 여성의 경우는 특히 더 심각하다. 이는 대부분 직장인들이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는 형태의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을 끝마치고 나서 느끼는 피로는 신경계만의 피로로서 근육의 움직임을 동반하는 피로가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활동량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먼저 무산소 운동으로 열량을 많이 소비한 후 하루 활동량을 조금이라도 만족시키기 위해 마무리 운동을 겸하여 유산소 운동을 권한다. 이때는 에너지 효율이 좋은 유산소 운동의 특징이 역으로 장점이 된다. 무산소 운동 후 지쳐서 더 이상의 운동이 불가능해져도 유산소 운동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산소 운동으로 부족한 하루 활동량을 적당히 메울 수 있다면 식단에서 300~500㎉, 운동으로 300~500㎉를 감량하면 주당 600g~1㎏의 지방을 감량할 수 있다.
부족한 활동량을 보조하는 것. 이것이 바로 유산소 운동의 의의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할 때는 유산소부터 생각할 것이 아니라 ①기본적인 나의 생활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를 만족한다면 그 다음은 ②웨이트 트레이닝과 식단이며 이 또한 만족하고 나면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③유산소 운동이다.
물론 보디 프로필이나 대회같이 극단적으로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면 고강도 유산소 운동이 필수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체지방률이 남성 기준 8%, 여성기준 16% 이하가 되는 시점부터는 컨디션이 매우 떨어져 고강도의 웨이트 트레이닝이 힘들기 때문이다. 즉, 웨이트로 소비되는 칼로리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반면 유산소 운동은 지구성이 강하기 때문에 컨디션이 나빠져도 어느 정도 일정한 강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근손실을 막고 신체 라인을 돋보이게 만들며 칼로리를 빼내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이 필수인 것은 변함이 없다. 결국 우선 순위는 변하지 않는다.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운동도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기본이 받쳐주면 실패할 것도 성공할 수밖에 없다. 여러분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는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을 도외시하고 정작 하지 않아도 될 것들에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좋은 것은 입에 쓰다. 이제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동반한 라이프 스타일로 바꿀 때가 되었다. 이것이 진정한 다이어트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