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무기, 극초음속미사일 요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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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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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무기는 기술의 산물이다. 기술혁신은 무기혁신을 낳는다. 기술이 곧 전쟁 양상을 결정한다는 미래주의 관점에서 전쟁과 무기, 그리고 한국국방의 생태계를 그려본다.

최근 국방과학연구소는 항공기에서 레이저 빔을 쏘아 대공미사일을 무력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레이저 무기가 항공기에 대공미사일 공격을 피하는 스텔스 기능을 제공하는 것과 같다. 레이저 무기는 향후 전장에서 중요한 전략적, 전술적 역할을 하면서 미래전력의 한 축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 무기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로 분류된다. 지향성 에너지 무기란 레이저, 마이크로웨이브 등과 같이 고도로 집중된 에너지로 표적을 파괴, 손상 및 무력화하는 무기이다. 레이저 무기는 빛의 속도로 신속히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레이저 무기는 출력 수준에 따라 각기 다른 공격 및 방어 능력을 지니게 된다. 대체로 100㎾ 이하의 출력으로 무인기, 로켓, 야포, 박격포, 소형 보트 등을 파괴할 수 있다. 출력이 300㎾ 정도면 순항 미사일을 타격할 수 있으며 탄도 미사일 및 극초음속 미사일을 방어하는데 1㎿ 이상의 출력이 필요하다.

미국은 1960년대부터 레이저 무기 연구에 착수하였으나 탄도 미사일 요격용 레이저 무기, 우주배치 레이저 무기 등에 치중하면서 기대한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다. 2010년 이후 정책을 전환해서 전술 에너지 무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육·해·공군 및 국방고등연구사업국이 모두 레이저 무기 개발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출력수준이 150㎾인데 2022 회계연도까지 350㎾, 2024년까지 500㎾로 출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중국은 이미 무인기와 정밀 유도무기를 무력화할 수 있는 30㎾ 레이저 무기를 개발했다. 또한 미 국방정보국은 중국이 위성 센서를 파괴하고 훼손하는 레이저 시스템을 활용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한다. 러시아는 2018년 페레스베트라는 지상 레이저 무기 체계를 배치했다고 주장한다. 이 무기 체계는 위성항법 시스템과 통신 신호를 방해하고 대 무인기 및 대 위성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

레이저 무기는 기존 무기체계와 보완적으로 작동하면서 전력과 작전의 유연성을 증폭시킨다. 레이저 무기는 방어와 공격능력을 지니고 있고 전방과 후방 어디든 배치될 수 있다. 레이저 무기는 고속 표적에 대한 신속 대응과 지속 발사가 가능하다. 특히 미사일과 집단 드론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미사일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몇 가지 단점도 있다. 기술의 성숙도에 의문을 제기한다. 아직도 레이저 무기는 규모, 무게, 출력 등에 한계는 있다. 너무 크고 무거우며 출력이 낮은 문제점을 극복해야 한다. 그리고 빛을 흡수하고 분산시키는 대기여건에 너무나 민감해서 장거리 표적일수록 레이저 무기의 위력이 약화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체계로서 우주기반 레이저 요격기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찬성론자들은 속도가 장점인 우주기반 고에너지 레이저무기가 상승단계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방어하는데 가장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반대론자들은 기술 성숙도와 비용문제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기한다. 한편, 활공단계요격기(GPI: Glide Phase Interceptor) 미사일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어떻든 현재 탄도미사일 방어체제로는 극초음속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어렵다.

강대국들은 끊임없이 상대방의 신무기를 무력화하는 무기를 개발해서 전략적 우위를 선점하려는 관성이 있다. 이런 군비경쟁이 계속되면 안보 딜레마의 악순환으로 전략적 불안정이 증가할 것이다. 한국도 미래첨단무기 목록에 레이저무기가 포함되어 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고 전력과 작전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레이저 무기 전력을 점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물론 첨단무기 개발과 획득은 평화를 파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



이석수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