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모스크도, 그리스 신전도... 눈에 파묻혔다

입력
2022.01.26 21:00




지중해 연안의 그리스와 터키에 폭설을 동반한 겨울폭풍이 강타해 나흘째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중부유럽을 강타한 한파는 24일 터키 남부 휴양지 안탈리아의 해변을 29년 만에 눈으로 뒤덮었고, 파티의 낙원 그리스 미코노스의 에개해 섬 일부에도 눈이 내렸다.

이번 폭설로 터키와 그리스에서 수천 명의 운전자들이 도로에 고립돼 추위에 떨어야 했다. 이스탄불 남동부 고속도로에서는 차량 47대가 고립되면서 구조대가 12시간 넘는 밤샘 작업 끝에 200여 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터키 재난비상청에 따르면 이번 폭설로 터키 전역에서 4,600여 명이 발이 묶였고, 수천 명이 임시 대피소에 수용됐다.






그리스에서는 아테네의 랜드마크 아크로폴리스가 하얀 눈에 덮이면서 희귀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폭설로 인한 피해 또한 속출했다. 밤 사이 영하 14도까지 떨어진 한파 속에서 3,500명 이상의 운전자가 고립되면서, 구조대원들이 밤새 이들에게 담요, 음식, 물 등을 나눠주는 등 구호작업을 펼쳐야 했다.

추위 속에서 대규모 정전까지 발생했고, 수도 아테네의 대중교통은 전면 중단됐다. 그리스의 모든 학교가 휴교하거나 온라인으로 수업을 대체했다. 그리스 정부는 이례적인 재난 상황인 만큼 필수 목적을 제외한 외출을 삼가할 것을 권고했다.

과학자들은 온화한 기후로 유명한 지중해 연안의 폭설을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테네 국립천문대의 한 관계자는 "아테네가 1968년 이후 이처럼 한파가 몰아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에도 엄청난 양의 폭설이 내렸다. 고르니 지역에는 164cm의 눈이 내려 일대에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