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플로리다주 인근 해상서 밀입국 의심 선박 전복… 39명 실종

입력
2022.01.26 14:11
전복된 지 3일 지나 구조 난항
인신매매 선박일 가능성도

미국 플로리다 인근 카리브해 해상에서 선박이 전복, 39명이 실종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 해안경비대(USCG)는 실종자 수색에 나섰으나, 사고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구조에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USCG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해 플로리다 해안 약 70㎞ 해역에서 전복된 선박에 매달려 있던 남성 한 명이 이날 오전 주변을 지나던 선박에 구조됐다고 밝혔다. 구조된 남성은 지난 22일 밤 해당 선박이 바하마 제도를 출항해 바다로 나섰다가 거친 날씨에 전복됐다면서 자신 외에도 39명이 배에 타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당시 사고 해상에는 3m에 육박하는 파도가 치고 있었으며 강풍이 불었다고 밝혔다.

사고 선박은 미국을 목적지로 한 밀입국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단순 밀입국이라기보다는 ‘인신매매’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당국은 밝혔다. USGC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이것은 인간 밀수 사업으로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미국 국무부 보고서를 인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실업률이 급상승하면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중남미ㆍ캐러비안해 지역 주민들이 허위 고용 계약에 속아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될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미 당국은 실종자 수색 작업에 착수했지만 구조 성공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사고 생존자는 탑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크리스 로이드 바하마 항공해상 구조협회 매니저는 WP에 “선박이 전복된 후 즉각 구조 신호를 보내지 못했다면 수색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해안경비대 측 역시 현재 진행중인 작전이 구조 업무인지에 대해서 언급을 거부했다고 WP는 덧붙였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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