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정부 차원의 그린수소 대량생산 실증사업이 추진된다. 4년 뒤엔 연간 1,000톤(t)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에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년까지 5년간 총 300억 원을 투입, 그린수소 생산에 필요한 10메가와트(㎿)급 수전해 실증에 착수한다고 25일 밝혔다. 수전해 시스템은 전기로 물을 분해해 산소 및 수소를 생산하는 설비다.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실증사업은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그린수소 생산을 실증하고, 전력 공급 피크 시 출력 제어량(잉여 전력)을 공급받아 계통 수급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은 수전해 시스템의 최적 운전 경험과 그린수소 생산 데이터, 경제성 데이터 등을 축적할 수 있다.
그간 3㎿급 이하 소규모 수전해 실증사업들이 진행돼 온 국내에서 10㎿급 대량생산 실증사업이 진행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 제주 상명풍력단지에서 250킬로와트(㎾)급 수전해 기술개발 및 실증사업을 시작으로 1㎿급(울산), 2㎿급(동해), 3㎿급(제주행원) 등 소규모 수전해 실증사업들이 진행돼왔다. 산업부에 따르면 유럽, 북미 등 해외 주요국들은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계획에 따라 10㎿급 이상의 대용량 수전해 실증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추진 중이다.
산업부에선 이번 과제 종료 시점인 2026년엔 연간 약 1,000t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 능력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그린수소 1,000t은 수소 승용차 약 4,300대에 쓸 수 있는 양”이라며 “이와 함께 수소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 실증설비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산업부는 올해 공모를 거쳐 수전해 방식의 수소생산기지 3곳을 신규로 지정하고 1개소당 54억3,000만 원의 설치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수소생산기지는 하루 1t 생산량의 소규모 시설 7개소와 하루 4∼7t 생산량의 중·대규모 시설 3개소가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