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최고 천재는 나야, 나"... 클로이 김 vs 카밀라 발리예바

입력
2022.01.2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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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에 비해 극히 뛰어난 재능을 선천적으로 가진 사람’

‘천재’의 사전적 의미다. 스포츠계에도 보통사람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있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천재 선수들이 대거 출동해 출중한 재능을 뽐낼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천재 중의 천재’로 꼽히는 선수들이 있다.


2년 쉬고, 명문대 가도 '불패 신화' 클로이 김

사상 최초로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2연패에 도전하는 한국계 미국인 스노보더 클로이 김(22)은 ‘천재’라는 표현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선수다.

4세 때 처음으로 스노보드를 접한 클로이 김은 6세부터 각종 대회에 나섰고, 10대 중반 이미 세계 대회를 휩쓸었다. 2016년 미국 파크시티에서 열린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여자 선수 최초로 100점 만점의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여세를 몰아 부모의 조국인 한국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당연하게도 금메달을 따냈다. 이 종목 최연소(17년 9개월) 금메달리스트였다.

그는 올림픽 직후 발목 골절 부상으로 2019-20시즌은 통째로 건너뛰었고, 명문 프린스턴대학에 입학해 평범한 대학생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운동 선수에게 2년여의 공백과 학업 병행은 사실상 은퇴 수순이나 마찬가지였지만 클로이 김은 지난해 초 스위스 락스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복귀하자마자 모두의 예상을 깨고 우승을 차지하는 천재성을 보여줬다. 이어진 미국 애스펀 대회에서도 1위에 올랐다.

그는 2021-22시즌에도 학업과 함께 선수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3차례 열린 월드컵 중 단 1차례만 출전했다. 그러나 일단 나서기만 하면 거칠 것이 없었다. 클로이 김은 지난 16일 스위스 락스에서 열린 2021-22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여자 하프파이프 대회에서 1년여 만의 실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진 연기를 펼치며 1위를 차지했다.

클로이 김은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평창올림픽부터 최근까지 올림픽, 세계선수권, 월드컵 등 빅이벤트에 총 8차례 나섰는데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천재’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워낙 압도적 기량인 데다 공백의 여파도 없음을 증명했기에 9번째 대회인 올림픽에서도 또 한 번의 금메달이 유력하다.




발리예바, 대회 출전마다 세계기록 작성

‘기록 파괴 소녀’로 불리는 러시아의 피계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16) 역시 베이징올림픽 최고의 천재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현재 세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는 적수가 없다.

발리예바는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기록을 깨 왔다.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총점 세계기록이 모두 그의 것이다. 2021-22시즌 처음 국제 성인 무대에 나선 발리예바는 짧은 시간에 9차례나 세계기록을 깨는 괴력을 발휘했다.

쇼트프로그램 90점의 벽(90.45점·2022 유럽선수권)도, 프리스케이팅 180점 벽(185.29·2021 로스텔레콤 컵)도 그가 맨 먼저 허물었다. 총점도 유일하게 270점대(272.71점·2021 로스텔레콤 컵)를 보유했다.

발리예바는 트리플 악셀(3.5회전)은 말할 것도 없고, 5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모두 뛴다. 그는 지난 16일 에스토니아에서 끝난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유럽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살코, 쿼드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등을 ‘클린’하면서 1위에 올랐다.

이번 시즌이 시니어 데뷔해인데 러시아 선수권에서 비공인 총점 세계 신기록(283.48점)으로 우승할 정도로 ‘넘사벽’이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여자 싱글 금메달은 주인이 이미 가려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발리예바가 베이징올림픽에서 시상대 한가운데 오른다면 만 16세가 안 된 통산 8번째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김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