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9초 스쳤는데 오미크론 감염” 홍콩 ‘발칵’

입력
2022.01.22 01:11
"눈이나 마스크 측면으로 공기 전파됐을 가능성"

홍콩 지하철 이동 통로에서 9초 차이로 지나쳤을 뿐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다.

20일(현지시간) 홍콩 보건당국은 26세 유치원 교사 A씨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경로를 추적한 결과, A씨가 지하철 이동 통로에서 다른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2명 거의 같은 시간 머물렀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측이 마추친 시간은 9초에 불과했다. A씨와 감염자 2명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고, 세 사람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기존 지배종인 델타 변이보다 4~8배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짧은 만남을 통해서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의 코로나19 고문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후이 박사는 “A씨와 다른 감염자 간 직접 접촉은 없었지만 근접 거리에 있었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감염자의 침방울이 A씨 쪽으로 향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마스크는 큰 침방울을 걸러내지만 눈에 닿을 수 있고, 마스크의 측면 공간을 통해 공기 전파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가적 보호 조치로 안경을 쓰거나 마스크 위에 별도 안면 가리개를 착용할 것을 권했다.

보건당국은 A씨에게서 검출한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홍콩 지역사회에 오미크론 변이를 전파한 감염자 B씨와 동일한 것을 확인했다. B씨는 파키스탄에서 귀국한 뒤 격리호텔에서 지내던 중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고, 격리가 끝나고 귀가한 지 닷새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미 중고등학생 등 최소 24명에게 바이러스가 옮겨간 뒤였다.

아울러 B씨의 남편 C씨까지 ‘슈퍼 전파자’로 지목됐다. C씨가 한 임대주택 단지를 방문하고 돌아간 뒤 확진자가 20명으로 증가한 것이다. 홍콩 당국은 이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 2,700명에게 21일부터 닷새간 자택격리 명령을 내렸다.

김표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