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 인텔을 꺾고 세계 1위(매출 기준) 자리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319)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로 수혜가 돌아간 메모리반도체 덕분이다.
2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가 2018년 이후 3년 만에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매출 세계 1위에 마크됐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매출은 전년보다 31.6% 증가한 759억5,000만 달러(약 90조3,000억 원)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인텔의 매출은 0.5% 성장하면서 731억 달러(약 86조9,000억 원)에 그쳤다. 인텔은 상위 25개 반도체업체 가운데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3%, 인텔은 12.5%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급증한 2018년 당시 처음으로 인텔을 꺾고 1위에 오른 바 있다. '반도체 왕국' 인텔이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1991년 이후 처음이었다. 주력 반도체인 중앙처리장치(CPU)가 경쟁사인 AMD 등에 밀리면서 인텔에도 위기가 닥쳤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하지만 2019년부터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인텔은 재차 삼성전자로부터 1위 자리를 찾아왔다.
그렇게 1위 자리를 재탈환한 인텔은 지난해부터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호황을 등에 업은 삼성전자에 또다시 정상의 자리를 내줬다. 가트너는 "재택근무 및 원격수업, 주요 클라우드 업체들의 서버 증축 등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63억2,600만 달러(약 43조2,800억 원)의 매출을 기록, 3위를 지켰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매출은 2020년 대비 40.5% 급증한 가운데 시장점유율 또한 6.2%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4위는 미국의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에 돌아갔다. 마이크론의 매출은 전년 대비 29.1% 증가한 284억 달러(약 33조8,000억 원)였다. 5위인 퀄컴의 매출도 전년대비 52.3% 증가한 269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반도체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25.1% 증가한 5834억7700만 달러(약 693조7,542억 원)에 달했다.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50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트너는 "지난해 세계 경제가 반등함에 따라 반도체 공급망,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공급난이 일어났다"며 "강한 수요와 물류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반도체 평균 판매가격이 상승해 전체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