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나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을 때 불편하고 아프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을 사람들은 ‘수면 내시경 검사’으로 부르는 ‘의식하 진정 내시경(意識下 鎭靜 內視鏡ㆍconscious sedation during endoscopy) 검사’를 받는다. 일반 내시경 검사 대신 진정 내시경 검사를 받는 사람이 50~75% 정도다.
진정 내시경 검사는 미다졸람·프로포폴 등 진정제를 투여해 수검자가 잠든 사이에 검사를 진행해 불편을 덜어주지만 부작용도 없지 않다.
대표적으로 ‘역설 반응’이다. 진정 상태에 있는 수검자가 헐크처럼 난동을 부리거나 흥분하거나 불안정해지는 것을 말한다. 역설 반응은 100명당 3~4명 정도 나타난다.
국내 연구팀이 이 같은 역설 반응의 재발 위험 인자를 확인해 예방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진은효ㆍ송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2013~2018년 강남센터에서 진정제(미다졸람)로 진정 위 내시경 검사를 받은 5만8,553명(12만2,152건)을 분석한 결과, 역설 반응 빈도가 1.51%(888명)였고, 특히 이전에 역설 반응이 있었던 수검자 361명에서는 30.7%(111명)가 재발했다.
연구팀은 나이, 성별, 약물 사용 여부 등 다른 위험 인자를 보정한 후 진정제(미다졸람)의 용량과 내시경 역설 반응을 분석했다. 이전에 역설 반응 과거력이 있으면 이전 검사보다 진정제(미다졸람) 용량을 2㎎ 이상 줄이면 역설 반응이 현저히 줄었다.
이번 연구는 미다졸람 용량이 역설 반응 재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최초의 대규모 연구다.
역설 반응의 정확한 발생 메커니즘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연구로 역설 반응의 재발률이 매우 높다는 점은 확인했다. 이는 역설 반응이 개인 특성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진은효 교수는 “내시경 검사에서 역설 반응이 나타나면 위험하기도 하고 자세히 검사도 힘들다"며 "또한 본인 행동을 기억할 수 없는 수검자에게는 큰 두려움으로 남곤 한다”고 했다.
진 교수는 “이전 검사에서 역설 반응이 나타났다면 의료진에게 이를 알리고 진정 여부에 관해 의료진과 상의할 필요가 있다”며 “의료인도 진정 내시경 검사 시 진정제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World Journal Clinical Cases(WJCC)’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