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임기가 만료되는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이 사의를 표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반려했다. 대선일이 임박한 만큼 조직 안정성을 감안했다는 이유지만, 국민의힘은 “선관위 장악 시도”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상임위원은 24일 상임위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최근 문 대통령에게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3년의 임기를 채워 관례에 따라 사의를 밝힌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대선이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선관위원직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중앙선관위원 임명 특성상 자칫 정쟁으로 번질 경우 선거 관리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청와대를 비난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꼼수에 절대 반대한다”며 “조해주 위원은 선관위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내팽개치고 선관위를 ‘문(文)관위로 만든 장본인”이라고 맹공했다. “막가파식 알박기”라는 거친 표현도 썼다. 조 상임위원이 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캠프 특보로 일해 중립성이 생명인 선관위원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조 상임위원이 비상임위원으로 선관위원직을 이어가는 데 법적 제한은 없다. 9명의 선관위원은 6년 임기를 보장해 그도 3년 더 일할 수 있게 됐다. 위원장과 상임위원 1명은 위원들 가운데 호선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 위원의 사표가 수리됐더라도 어차피 대통령 몫으로 한 명을 뽑아야 한다”면서 “얼마 남지 않은 대선 관리와 안정적인 선관위 조직 운영을 위해 이뤄진 조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