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는 남도의 상징적 도시다. 2020년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되며 유달산, 해상케이블카, 근대역사문화거리는 더욱 유명해졌다. 도심에서 가까운 삼학도는 대중가요 '목포의 눈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데 비해 관광객의 발길이 적다. 가수 이난영이 잠든 곳, 정치인 김대중의 꿈이 서린 곳이다.
서울에서 목포까지는 고속철도로 2시간 10분가량 걸린다. 고속버스보다 요금은 비싸지만 시간은 훨씬 단축된다. 삼학도는 이름만 섬이지, 더 이상 섬이 아니다. 목포역 건너편 정류장에서 200·300·300A·800번 버스를 타고 삼학도차고지(종점)로 이동한 후, 22번 행복버스(하루 24회 운행)로 갈아타고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나 항구포차에서 내리면 된다.
삼학도는 세 마리의 학이 영산강으로 날아가 앉은 형상이어서 붙여진 지명이다. 안타까운 사랑이야기가 전해진다. 아랫마을에 사는 세 여인이 유달산의 샘으로 물을 길러 다니다가 잘 생긴 청년에게 한눈에 반했다. 청년은 수도에 방해가 된다며 여인들의 고백을 거절한다. 상사병으로 세상을 뜬 이들의 넋은 학이 되어 유달산 주변을 배회한다. 수도를 마친 청년이 쏜 화살을 맞은 세 마리 학은 영산강에 떨어졌고, 그 자리에 세 개의 섬이 생겼다. 삼학도의 전설이다. 사랑의 화살이 아니라 사냥의 화살이라니, 허무하고 애틋하다.
소·중·대 삼학도로 구분되는 세 개의 섬은 깔끔한 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다리로 연결된 산책로를 따라 한적하게 거닐기 좋다. 대 삼학도 서쪽에 가수 이난영을 추모하는 공원이 있다. 수목장 묘지과 함께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 등이 노래비로 새겨져 있다.
1916년 목포에서 태어난 이난영은 1936년 함께 노래했던 김해송과 결혼하지만, 6·25 전쟁 중 남편이 납북된다. 홀로 남은 그는 딸들과 조카들을 연습시켜 김시스터즈와 김보이즈로 키운다. 이 과정에서 동료 가수 남인수와 사랑이 싹트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1962년 남인수가 폐결핵으로 먼저 세상을 뜨고 3년 후 이난영도 유명을 달리한다. 파주의 한 공원묘지에 묻혔던 이난영의 유해는 2006년 이곳 삼학도로 옮겨졌다. 사후 41년 만에 고향 목포의 품에 안긴 셈이다.
삼학도에는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 한국섬진흥원, 목포항구포차 등이 함께 들어서 있다. 이난영공원과 함께 전라남도가 이달의 추천 관광지로 선정한 시설이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은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를 위해 헌신한 김대중 전 대통형의 정신을 기리는 곳이다. 그의 정치 철학과 역사 인식, 국민의 정부 5년 간의 성과를 전시하고 있다.
제1·2전시실은 한국인 최초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주제로 한다. 2000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시상식 영상을 볼 수 있고, 김 전 대통령의 수상 사유를 열거해 놓았다. 제3전시실은 출생부터 정치 입문 과정, 민주화를 위해 겪은 고난과 역경의 시간을, 제4전시실은 대통령 김대중의 업적과 정치적 유산을 8개 분야로 정리해 놓았다.
바로 옆에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이 있다. 바다에 대한 꿈과 상상력을 키워 줄 체험과 놀이 시설 위주의 어린이 맞춤형 과학관이다. 1층 전시관은 바다 생태계를 표현한 디지털바다, 해류를 이미지화한 바다상상홀로 구성된다. 심해탐사 VR체험관과 수중스쿠터 VR체험관은 1,000m 아래 바닷속 모습을 보여 준다. 국내 최초의 무인 잠수정(옥포6000)과 유인 잠수정(해양250)을 기반으로 제작한 가상 체험 시설이다. 갯벌 생태계를 재현한 갯벌생태수조도 있다.
2층 전시관에서는 수심 200~1,000m 사이 중간바다(박광층)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다. 빛이 부족한 바다에 사는 도끼고기와 해파리 등 해양생물의 특징을 디지털 영상으로 구현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올라가서 밟거나 터치하면 다양한 바다 생물이 내는 소리가 오케스트라처럼 울려 퍼지는 바다교향곡이 흥미를 끈다.
삼학도 옛 해경부두 부지에 조성된 목포항구포차는 맛의 도시 목포의 또 다른 명물이다. 통일성을 갖춘 컨테이너 부스가 늘어서 있는 형식이다. 낙지·민어·홍어삼합 같은 목포의 전통 먹거리를 비롯해 점포마다 특색 있는 메뉴까지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