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없는 인공지능(AI)이 사람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을까. 1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3분의 1을 넘어선 서울시가 AI를 활용해 ‘고독사 없는 도시' 만들기에 나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1인가구 중장기 종합대책’ 정책설명회에서 오는 2026년까지 ‘4대 안심정책(건강ㆍ안전ㆍ고립ㆍ주거)’에 5조5,789억 원을 집중 투자한다고 밝혔다. 1인가구 지원은 오 시장의 1호 공약으로, 공약 이행을 위해 지난해 4월 ‘1인가구 특별추진단’이 출범했다. 서울시의 현재 1인가구는 총 139만으로, 전체 가구의 34.9%를 차지한다.
우선 중장년층 고독사를 방지하기 위해 ‘AI 생활관리서비스’를 시작한다. 전국 지자체 최초다. AI는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고, 식사, 운동 등 개개인에 맞는 생활습관을 관리해준다.
우울증ㆍ자살 고위험군을 동네 의사가 조기 발견해 전문기관과 연계해 치료와 상담을 지원하는 ‘생명이음 청진기’ 사업도 강화된다. 시 관계자는 " 1인가구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생애주기별 재무관리, 노후설계, 부채관리 교육도 제공하는 사업이 포함됐다"며 "개개인의 적성이나 능력을 고려한 일자리 정보를 제공ㆍ연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늘어나는 1인가구의 주거복지 강화를 위해 5년간 맞춤형 주택 7만 가구가 공급된다. 장기간 임대료 부담없이 역세권에 25㎡ 이상 면적으로 공급되는 주택이다. 시 관계자는 "빌트인 가전 가구와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부터 갑자기 몸이 아픈 1인가구를 위한 ‘병원 안심동행서비스’를 무제한 제공하고, 1인가구 밀집 거주지역에 ‘안심마을보안관’, ‘스마트보안등’ 등을 확대ㆍ배치한다.
오 시장은 “영국은 2년 전 ‘외로움부’라고 일컬어지는 장관급 부처가 신설돼 운영되고 있는데, 서울시도 1인가구 관련 조직을 정규 편제할 것"이라며 "4인가구를 기준으로 설계되고 집행됐던 시 정책 패러다임도 전환해 홀로 사는 가구들이 느끼는 고통과 불편을 해소하고 삶의 질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