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16명이 각종 암에 걸려 숨진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비료공장에 폐기물이 불법으로 버려져 익산시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익산시는 누군가 폐업한 장점마을 비료공장 내부에 생활·건축폐기물을 몰래 버린 것을 확인, 경찰에 무단침입과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고 17일 밝혔다.
불법으로 버려진 폐기물은 50여 톤으로 비료공장 입구에 설치된 비밀번호 잠금장치를 풀고 무단 침입해 몰래 버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우선 폐기물 수거 방안을 마련해 처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폐쇄회로TV와 무인경비시스템을 보완하는 등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비료공장 인근인 장점마을에서는 그동안 간암, 피부암, 담도암 등으로 16명이 숨졌고 여러 명이 투병 중이다. 2019년 환경부 역학 조사 결과 암 집단 발병의 원인은 비료공장에서 퇴비를 만들며 불법적으로 쓴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으로 밝혀졌다.연초박 처리 과정에서 배출된 각종 발암물질이 바람을 타고 마을로 날아 들어온 것이었다.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꾸려 전북도와 익산시 등에 157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 지난해 민사조정에서 50억원에 합의하면서 4년 만의 싸움에 종지부를 찍었다. 비료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비료공장 대표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