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이 1주 만에 2배가량 늘어나는 등 오미크론 우세종화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델타 변이보다 2배 이상 높은 전염력에 비해 증세는 비교적 가벼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미크론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되는 사람만 6명에 이르고, 10대 이하 어린이 위중증 환자까지 발생했다.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신호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국내 오미크론 검출률은 26.7%로 직전 주에 비해 14.2%포인트 증가했고, 해외 유입 검출률은 94.7%로 직전 주보다 6.6%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 누적 확진자 수는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7일에 비해 2,679명 늘어난 5,030명이다.
오미크론으로 인한 사망자는 4명(확정 1명, 역학적 연관 3명)이 늘어 모두 6명이 됐다. 이들은 70~90대 각각 2명씩인데 이 중 1명은 3차 접종을, 3명은 2차 접종을 완료한 상태였다. 위중증 환자는 총 7명으로 이 중 6명이 60대 이상이었으나, 나머지 한 명은 10세 미만의 어린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콧줄로 산소 투여 치료를 받고 있다는 이 어린이는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지만, 기저질환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쯤 오미크론이 국내 우세종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파력이 강해 하루 확진자 수가 3월엔 2만 명 정도 발생한다는 예측도 있다. 증세가 가볍다 해도 확진자 규모 자체가 늘면 위중증 환자 또한 2,000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으로 인한 5차 대유행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자칫 잘못 대응하면 의료 체계 마비와 교육, 돌봄, 교통, 소방 등 사회 기능까지 장애를 겪는 다른 국가들의 길을 그대로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하루 80만 명 수준의 확진자가 쏟아지자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무증상일 경우 감염된 의료진도 근무하게 하고, 뉴욕주는 필수적이지 않은 수술은 중단토록 했다.
재택·생활치료 확대, 동네 병원에서의 PCR·신속항원검사 도입 등을 준비해 하루 확진자 수가 7,000명을 넘기면 바로 시행에 들어간다. 폭발적으로 늘어날 확진자 관리를 위해서다. 먹는 치료제 처방이 시작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미국 화이자사 팍스로비드는 지난 16일까지 모두 39명에게 투약됐는데, 환자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백신 3차접종을 적극 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응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제언한다. 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이 빠른 오미크론 특성상 신속항원검사의 위음성 위험성, 집단감염 가능성이 큰 곳에 대한 조치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면서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늘고 나서야 뒤늦게 움직여 왔는데, 7,000명까지 증가한 뒤에야 대응하는 것보다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조치를 취하는 것이 더 좋아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