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도착한 화물열차가 17일 물자를 싣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이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된 북중 간 육로 교역이 재개됐다. 하지만 정기적 화물운송인지, 화물에 이어 인적 왕래도 재개할지, 전면적인 국경개방으로 연결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 화물열차가 오전 7시쯤 단둥역을 출발해 압록강 철교(조중우의교)를 넘어 신의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단둥 주재 북한 영사부 소속 화물열차는 전날 오전 9시쯤 철교를 건너 단둥역에 도착했다. 북한이 2020년 1월 국경을 봉쇄한 지 2년, 같은 해 8월 화물열차 운행을 중단한 지 1년 반 만이다.
이날 오전 북한은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쐈다. 올해 들어 네 번째 무력시위다. 북한이 도발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에 아랑곳없이 중국은 코로나로 막혔던 국경을 넘어 물자를 지원하며 우의를 과시했다. 따라서 향후 북한이 비슷한 방식의 도발을 반복하더라도 양국 교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화물열차는 밀가루, 식용유를 비롯한 생활필수품과 기본 화학제품, 북한 중앙기관이 요청한 물품 등을 싣고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으로 반입된 화물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의주방역장으로 옮겨진 뒤 열흘 정도 소독작업 등을 거쳐 북한 내부로 이송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부터 중국과 국경을 개방하고 물자를 유입하려 했지만 방역시설 준비 미흡으로 절차가 계속 지연돼 왔다.
북중 양국은 지난 12일 화물열차를 이용한 교역재개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첫 열차 운행으로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양국 교역은 단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사태 이전 단둥역과 북한 평양 서포역 사이에 매일 화물열차를 운행했었다. 정 센터장은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후인 2월 말쯤 신압록강대교를 개통해 화물차로도 교역을 진행하고, 4월께부터는 인적 왕래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 이전 북한을 다녀간 중국인 관광객은 매년 100만 명을 웃돌았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화물열차 시범운행을 하고도 중국 동북지역 코로나 확산으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중국은 수도 베이징마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뚫리는 등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 대처에 애를 먹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