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동정책 중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제도는 ‘주 52시간제’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런 내용의 설문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이번 설문에 응한 105개사 중 60.0%는 우리나라 노동법제가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20.9%, 별로 부담이 없다는 답변은 19.1%였다.
특히 최근 추진된 노동정책 중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제도는 ‘주 52시간제’(52.4%)란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44.8%), ‘중대재해처벌법’(41.9%) 등이 뒤를 이었다.
주 52시간제는 2018년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부터 먼저 시행됐고, 지난해 7월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주 52시간제가 규모별, 산업별 구분 없이 획일적으로 시행되면서 산업 현장에서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거나 독일처럼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근로시간계좌제, 고소득자에 한해 근로시간 규제 적용을 제외하는 미국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등의 도입을 통해 근로시간에 대한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 노동 현안은 ‘최저임금 인상’(38.1%)이 가장 많았고, ‘정년 연장 논의’(35.2%), ‘근로시간면제 심의 결과’(31.4%) 순이었다. 새 정부가 개선해야 할 노동 과제로는 ‘중대재해처벌법’(28.6%)이 가장 많은 응답을 받았고, ‘근로시간 규제 완화’(3.8%), ‘최저임금제 개선’(21.9%), ‘기간제·파견법 규제완화’(11.4%) 등이 뒤를 따랐다.
기업들이 꼽은 올해 인사·노무 중점 방향으로는 ‘유연근무제 확산’(46.7%)이 가장 많았고,‘노사관계 안정화’(42.9%)와 ‘신규 인재 확보’(32.4%) 등도 지목됐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몇 년간 노동 규제가 급격히 강화되면서 기업들이 경영 활동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