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거' 끝낸 심상정, 전면 쇄신으로 진보 위기 타개를

입력
2022.01.1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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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6일 광주 서구 신축 주상복합아파트 붕괴 현장을 찾아 일시 중단했던 선거운동을 재개했다. 선거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공식 일정을 중단한 채 칩거에 들어간 지 4일 만이다. 진보 정치의 위기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맨 것은 다행한 일이다. 이번 기회에 대선 전략과 조직을 전면 쇄신하고 거대 양당 중심의 대선 구도에서 사라졌던 진보 정치의 존재감을 되찾기 바란다.

심 후보가 칩거에 들어간 것은 진보 정치의 위기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 진행되는 동안 정의당과 심 후보는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이렇다 할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심 후보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에게도 추월당하는 모욕을 당해야 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심 후보는 “현 선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일정을 중단하고 정의당 선대위도 일괄 사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진보정당 대선 후보의 3% 남짓한 지지율은 최근 어떤 선거에서도 유례가 없는 충격적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진보 정치의 위기는 진보정당과 심 후보가 자초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네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심 후보를 향해 애초 ‘또 심상정이냐’는 당 안팎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34년 낡은 양당 정치 체제의 불판을 갈아야 한다”고 심 후보는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역대급 비호감 대선에서 진보 정책과 이슈를 선점하는 데 실패했다. 진보 가치의 역동성 상실을 심 후보와 정의당이 아닌 다른 누구 탓으로 돌릴 일이 아니다.

심 후보는 선거 운동 복귀와 함께 17일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을 타개할 특단의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대선을 50여 일 앞두고 진보 정치가 좌절과 부활의 중대기로에 선 만큼 심 후보가 확고하게 중심을 잡아야 한다. 대선 조직과 정책ㆍ전략에 대한 전면 쇄신의 의지를 천명하지 않고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