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 현장에 매몰된 채 발견됐던 실종자가 사고 나흘째인 14일 오후 숨진 채 수습됐다. 잔해물 제거 장비 고장 등이 겹치면서 실종자 수색 구조 작업은 추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색 속도를 높이기 위한 타워크레인 해체작업도 지연되면서 사고 수습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질 전망이다. 경찰은 안전 문제로 미뤄뒀던 공사장 내 현장사무소 압수수색을 이날 단행했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전 사고 건물인 201동 지하 1층 계단 난간에서 발견된 매몰자의 구조 작업을 이날 오후 6시 49분쯤 완료하고 시신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60대 남성인 사망자는 사고 당시 건물 안에서 작업하던 인부 6명 중 한 명으로, 발견 당시 건물 잔해에 파묻혀 한쪽 팔만 보이는 상태였다.
전날 야간 수색을 진행했던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7시부터 구조대원 71명과 장비 43대를 투입해 오후 8시까지 실종자 수색 구조 작업을 펼쳤지만 추가 발견엔 실패했다. 실종자 수색은 15일 오전 7시 30분 재개된다.
수색 작업이 더딘 이유는 콘크리트, 철근 등 잔해물이 쌓여 현장 접근이 여의치 않은 데다가 이를 제거할 장비도 고장났기 때문이다. 민성우 HDC현대산업개발 안전경영실장은 "어제(13일) 작업에 투입된 집게차가 8시간 넘는 밤샘 작업으로 완전히 고장났다"며 "같은 기종의 장비를 추가 확보해서 고장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201동에 설치됐던 타워크레인을 부분 해체하는 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타워크레인을 해체하는 크레인을 이날 오후 1시부터 조립할 계획이었다가 다음날로 일정을 미뤘다. 해체크레인 무게가 1,200톤에 달하지만 공사 현장 지반이 약해 하중을 견디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민 실장은 "토사와 철판을 까는 지반 보강 작업을 하루 종일 실시했지만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기반이 확보되면 해체크레인 장비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 경위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이날 오후 2시쯤 소방당국의 협조를 받아 사고 현장에 가설된 현대아이파크 현장사무소와 감리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콘크리트 압축 강도와 양생기간 등 품질관리 내역이 기재된 콘크리트 타설 계획서와 작업 일지 등을 확보해 사고 원인과 위법 여부를 규명할 방침이다.